`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연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 반응이다. 10조원대 유지를 위한 포트폴리오 재정립과 수익성 유지방안 확보 등 전략 마련에 착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성수기인 올 4분기는 10조원 영업이익 유지가 확실시되지만 내년도는 장담하기 힘들다. 10조원 시대 개막 일등공신인 휴대폰이 속한 IT모바일(IM)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힘들다. 그만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이 포함된 디바이스솔루션(DS)사업부의 책임부담이 커진다. 또 수익성이 신통치 않은 TV와 가전의 소비자가전(CE) 부문도 개선 요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1000억원을 공시했다. 사상 최대치인 지난 2분기(매출 57조4600억원, 영업이익 9조5300억원)보다 매출은 2.68%, 영업이익은 5.98%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7.1%로, 처음 17%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규모의 경제` 활용
IM부문 영업이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중저가 시장 확대로 인한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으로 수익성 저하도 뚜렷하다. 추가 혁신이 없다면 가격 경쟁에 그대로 노출될 것이고, 이는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진다.
해법이 없지는 않다. 1년 가까이 시장을 탄탄히 다져 놓았다. 후발주자들이 단기간 쫓아오기가 쉽지 않다. 시장 지위 유지를 위한 자금도 충분하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글로벌 스마트폰 유통망을 탄탄히 확보했다”며 “이를 잘 활용한다면 단기간에 실적 저하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V·가전, 돌파구를 찾아라
3분기 CE사업부 영업이익률은 높아야 3%대다. 일부에서는 성수기를 앞두고 마케팅에 열을 올려 1%대까지 추락했을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가 10조원 분기 영업이익을 이어가려면 3개 큰 사업조직 중 하나인 CE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지금으로선 답답하다”고 잘라 말했다. CE사업부로서는 중요한 시험대에 놓인 셈이다. 비용을 줄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야 한다. TV·냉장고 등 글로벌 1위를 점한 시장에서 자리를 내줄 수 없다. 2015년 가전시장 글로벌 1위 달성 미션도 갖고 있다. 결국 비용을 낮추고 마케팅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가 내려가지만 시장 판매가격도 똑같이 하락하고 있다”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험난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치 커지는 반도체
3분기 긍정적 실적 배경으로 반도체가 꼽힌다. 시스템LSI사업부의 `엑시노스5` 판매 부진과 애플 외주생산(파운드리) 물량 축소 여파를 메모리 부문이 충실히 만회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도 반도체 부문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유지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부터 중국 시안 신설 공장에서 3D 적층구조 낸드플래시를 본격 양산한다. 4분기 발열 문제를 해결한 `엑시노스5420`이 갤럭시노트3부터 탑재되면서 부진을 겪었던 시스템LSI 사업도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순대로 간다면 3분기 3조원대 중반(3조4000억원 안팎)까지 올린 DS부문 영업이익이 분기 영업이익 5조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3D 낸드플래시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초기 시행착오를 빠르게 극복한다면 상당한 수익원이 된다”고 말했다.
【표】삼성전자 실적 추이(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김준배·권건호·오은지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