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브랜드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자동차 관점에서만 살펴보면, 자동차가 얼마나 중요한 산업인지 알 수 있다. 자동차는 100대 브랜드 중 14개가 포함되며 단일 산업군으로는 가장 많은 브랜드를 포진시켰다. 애플, 구글, MS, 삼성 등 11개가 포함된 기술 산업군을 제쳤다. 특히 9개의 자동차 브랜드 가치가 전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자동차가 전 세계인들이 가장 친숙하고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브랜드라는 점을 확인시키는 결과다.
우리나라 자동차 브랜드의 성장세는 더욱 눈부시다.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가치는 1년 전보다 20%나 늘어난 90억달러로 전체 43위에 랭크됐다. 순위도 작년보다 10계단이나 상승했다. 현대자동차 앞에 있는 자동차 브랜드는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BMW, 혼다, 폴크스바겐, 포드뿐이다. 세계인들이 자동차 하면 딱 떠올리는 7개 브랜드에 현대자동차가 포함된 셈이다. 현대자동차는 2005년부터 브랜드 경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품질 및 글로벌 경영에 이어 브랜드를 핵심 경영 가치로 내걸었다. 이후 10여년의 꾸준한 투자에 힘입어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시선을 국내로 돌리면 현대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연초부터 현대자동차를 관통하는 부정적인 키워드가 너무 많은 탓이다. 리콜, 파업, 누수(漏水) 등이 그것이다.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내수 판매에 이런 이미지들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모른다. 현대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국민들의 무조건적인 애정과 선택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브랜드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하는 명칭, 기호, 디자인 등을 총칭한다. 현대자동차가 국민에게 어떤 브랜드로 `식별`되고 있는지, 또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아무리 큰 제방이라도 작은 구멍 하나에 허물어진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