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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7월) 독일(8월) 호주·중국·영국(9월)`-LG전자
`미국·호주·독일(8월) 중국·영국 등 유럽 주요국(9월)`-삼성전자
양사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한 국가들이다. 흥미로운 것은 양사 모두 OLED TV의 시장성이 없다는 데는 공감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창 출시 중인 초고선명(UHD) TV 시장이 먼저 열리고 이후 짧게는 내년, 길게는 2~3년 후에나 OLED TV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양사는 OLED TV 출시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속도를 더 붙이는 분위기다.
이유가 뭘까. 우선은 기술 과시다. OLED TV는 사실상 곡면(curve)으로 자리를 잡았다. 화질도 우수하지만 TV가 휘었다는 것은 잠재고객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여러 매체 반응에서 잘 나타난다. `우리가 여태껏 보았던 TV 중에 가장 멋진 물건이다. 화질은 성배(Holy Grail) 수준이다`(디지털 트렌드-삼성 OLED TV) `진정으로 TV의 미래를 보여준다`(HEXUS-LG OLED TV). 칭찬 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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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효과를 얻는다. 하나는 삼성·LG전자 양사가 TV 기술에서는 경쟁사와 비교해 `급이 다르다`는 이미지다. 양사의 골칫거리인 일본과 중국·대만 TV업체의 추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가 OLED TV를 내놓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 투자 여력이 없다”며 “아직 기술 수준이 못 올라왔으며 따라오기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OLED TV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
홍보 효과도 빼 놓을 수 없다. 보급형으로 불리는 55·65인치 UHD TV와 OLED TV를 비슷한 시기에 내놓고 있지만 해외 매체는 OLED TV만을 주목한다. UHD TV는 일본의 소니·파나소닉뿐만 아니라 중국업체들도 선보인다.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OLED TV는 다르다. 한국의 두 업체만 내놓는다. 소비자가 접하는 느낌도 다르다. `UHD` `OLED`라는 두 단어로 시장의 호기심을 끌기는 힘들다. 하지만 `곡면화`는 다르다. TV 역사가 수십 년에 달하지만 곡면TV는 처음이다.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의 추격 의지를 꺾는 효과를 기대한다. OLED 패널 생산 수율 개선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곡면이라는 장점이 부각돼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경쟁사도 투자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TV시장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이들 경쟁사들이 OLED TV에 무리하게 투자하게 되면 급격한 실적 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는 수율만 개선된다면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감가상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요만 받쳐준다면 OLED TV가 짧게는 3~4년 후 LED TV보다 싸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1000만원 안팎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시장성이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이 조금만 움직인다면 과감한 가격 인하와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치고 나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쟁사들이 `넋`을 놓고 있다면 우리 기업들은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업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OLED TV 시장규모는 올해 5만대에서 내년 60만대, 2015년 270만대, 2016년 700만대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UHD TV는 올해 93만대에서 내년 390만대, 2015년 687만대, 2016년 987만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