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창업자도 반대(?)하는 `워너비` 폐지

`인터넷에선 적(敵)의 서비스일지라도 존중하자는 뜻일까`

이달 말 종료될 네이버의 모바일 패션 정보 앱 `워너비`의 폐지에 반대하는 다음 아고라 청원에 한 사람의 서명이 올라와 인터넷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그 사람이 바로 이재웅 다음 창업자로 받아들여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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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음 아고라에는 `네이버 워너비 어플 서비스 종료 반대 운동` 청원이 올라와, 등록 3일 만인 2일 오후 현재 목표 인원 1000명을 훌쩍 넘긴 1589명이 서명했다.

다음 사용자 `국화`는 “서비스 종료 이유와 개인 활동 내역 백업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 없이 서비스 폐지를 통보 받아 충격”이라며 “사용자들이 가꾸어놓은 공간을 이렇게 소통하지 않고 없애는 무차별적 방법은 거두어주기 바란다”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런 앱은 처음 틀만 제공할 뿐 그 안에 모이는 사람과 정보는 워너비 사용자만의 스타일이고, 이런 차이는 다른 서비스에서 재현될 수 없다”며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차라리 유료화를 추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이만큼 유익한 앱은 없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폐지 반대 서명에 나섰다. 이 청원에는 다음 창업자로 보이는 네티즌도 서명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웅`(jw***)이란 네티즌이 1일 `서명합니다`라는 댓글과 함께 청원에 동참했다.

사실이라면 다음 창업자가 경쟁사 서비스를 응원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한 셈이다. 더구나 워너비가 카피했다는 논란이 인 `스타일쉐어`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공동출자한 프라이머에서 초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워너비는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이 지난 4월 선보인 모바일 패션 정보 앱이다. 패션 아이템 이미지를 올려 공유하고 인형놀이하듯 미리 맞춰보는 등의 기능을 제공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패션 정보 앱을 모방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지난주 맛집·알람 등 몇몇 네이버 서비스와 함께 폐지가 결정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미 서비스 종료를 결정해 번복은 어렵고, 이용자 불편 최소화에 노력하겠다”며 “패션 SNS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세계를 제패하는 스타트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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