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자 계열사 변화는?

삼성 사업구조 개편·경영 승계 가속화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서비스 로봇·의료기기 등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나서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애플과의 양강구도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글로벌 생산거점 개편 작업이 최근 두드러진다. 사업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를 삼성전자가 합병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카메라모듈·터치스크린패널(TSP) 등을 생산하는 자회사 삼성광통신을 무선사업부 산하에 흡수한 바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무선사업부는 내년 초 베트남 타이응웬 공장 완공 시점에 앞서 최근 임원급 제조 전문가 인사를 단행했다. 현지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생산 비중을 높이고, 소재·부품 자체 생산을 안착시키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베트남 내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생산량을 3억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중국 톈진·후이저우 공장을 전자제품전문제조업체(EMS) 외주 생산 체제로 일부 전환할 계획이다.

톈진 법인에서 제조를 총괄한 김혁철 전무가 최근 구미 공장으로 배치됐다. 구미 공장 제조센터장을 맡았던 정수연 전무는 중국 법인으로 발령났다. 김 전무는 구미 공장에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차세대 공정 개발을 담당하고, 정 전무는 중국 현지 외주 업체 발굴 및 관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소재·부품 자체 제작 기조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 자동화로 스마트폰 제조 기간을 단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내년 삼성전자 베트남 제2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지 채용 인력은 7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타이응웬 제2 공장에는 제1 공장인 옌퐁 인력 3만명보다 30% 이상 많은 직원이 상주할 것”이라며 “카메라모듈·케이스·렌즈 등 소재부품 자체 생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삼성테크윈 등 관계사들도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삼성전자 타이응웬 공장 인근에 9번째 글로벌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제작한 소재부품 물량이 부족할 때 신속하게 후방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에 카메라모듈·스마트폰 주기판(HDI)·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주요 부품을 더욱 많이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테크윈도 스마트폰 트렌드에 동참했다. 지난해 초 반도체 장비와 반도체 부품 사업부를 통합하면서 초고속 칩 마운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R&D 조직도 스마트폰·자동차 전장·발광다이오드(LED) 시장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효율을 끌어올렸다. 삼성테크윈이 내년 가장 기대하는 분야는 스마트폰용 초고속 칩 마운터다.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 그동안 일본이 장악한 고속 마운터 국산화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수년째 정체 상태에 머물던 실적을 성장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삼성 그룹 정밀기계 전문 회사로서 옛 명성도 회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서비스 로봇 등 주변기기를 눈여겨 보고 있다. 소재·부품 수직계열화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제조 능력을 활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쌓은 브랜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얼마 전 전무급 팀장을 중심으로 서비스 로봇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다. 새로운 세트 사업 발굴을 위한 주변기기 사업팀도 지난해 신설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성공시킨 주역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에 다수 포함됐다”며 “3년 내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성장 엔진을 대거 발굴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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