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 지식의 융합 이전에 따뜻한 감성의 융합이 일어나 공감대가 형성될 때 그 위에서 융합의 꽃이 필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이나 과학적 기술 또는 기술공학적 지식이든 지식과 기술에는 그것을 창조한 사람의 열정과 철학, 혼이 담겨 있다. 겉으로 드러난 지식과 표면적 기술의 이면에는 그 지식과 기술을 만들어낸 사람의 아픔이 있다.
기존 지식과 기술에 대한 불만족스러움이나 불안감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기존 지식과 기술에 대한 심각한 불만, 지적 분노, 도덕적 분개가 그 문제점과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조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치솟은 심각한 문제의식으로 분노나 분개가 정화되면서 감동적인 눈물이 흐르는 것이다. 뜨거운 눈물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창조적 혁신의 산물로 부각된다.
지식과 기술은 논리, 즉 앎의 세계 이전에 감성과 느낌의 세계다. 느낌이 언제나 앎보다 먼저 온다. 느낌이 논리적으로 정리되면서 과학적 지식이 탄생되고 기술적 결과가 만들어지며, 공학적 산물이 창조되는 것이다. 그리고 수학적 논리도 심상으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논리적 지평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앎의 융합 이전에 느낌이 융합돼야 자연스럽게 제3의 새로운 앎으로 융합돼 논리적 지평이 열리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융합형 인재의 전제 조건은 내가 전공하는 분야로 혜택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가슴으로 생각하는 인문학적 감수성이다. 감수성은 타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생각하는 정서적 능력이다. 감수성으로 포착된 타인의 아픔이나 불만, 불안과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능력이 바로 상상력이다. 감수성으로 타인의 아픔을 포착하거나 상상력으로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는 논리적 지식이나 이성보다 가슴으로 생각하는 감성이 깊이 관여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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