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창업 교육에서 벗어나 창업자가 직접 참여하는 맞춤형 창업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벤처 1세대 CEO가 교육자가 돼 예비 창업 전 과정을 멘토링한다. 미국 우수 기업가 정신 교육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맞춰 다시 태어났다. 미래창조과학부 벤처 1세대 멘토링센터는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대학생 창업동아리 학생 등 청년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대학생 실전 창업 교육`을 실시했다. 전국대학생창업동아리(NEST) 소속 예비 창업자 30여명과 창업교육 주임교수, 벤처 CEO 등 45명이 참여했다.
대학생 실전 창업 교육은 강연 일색이던 지금까지 창업 교육과 달랐다. 창업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벤처 1세대 CEO의 집중 이론 교육이 끝나면 예비 창업자는 7~8명씩 그룹을 짜서 분임토의를 진행했다.
담당 멘토가 그룹마다 배치돼 주요 창업 전략 구축을 이끌었지만, 교육의 주체는 예비창업자였다. 홈네트워크 구축 벤처 기업 `고퀄` 창업을 준비 중인 하학봉 NEST 기획운영팀장(강원대 4학년)은 “대학생 실전 창업 교육에 참여하면 (창업) 사업계획서를 완성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예비 창업자 사이의 평가”라며 “분임 토론 과정에서 서로 부족한 경험을 채울 수 있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고퀄 법인을 설립 하는 하 팀장은 “지금까지 짜놓은 경영 전략을 검증하기 위해 교육에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실전 창업 교육의 뿌리는 미국 카프만 재단 기업가정신 전문 교육프로그램 `PEV(Planning the Entrepreneurial Venture)` 과정이다. 예비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고 창업 과정을 정례화된 툴을 사용해 직접 수행하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강사로 참여한 김용태, 김창규, 김철환, 윤병원, 윤정자, 최대양 등 벤처 1세대 멘토들은 지난 8월 PEV 교육 강사 수료 과정을 마쳤다. 김철환 벤처 1세대 멘토링센터 멘토 코디네이터는 “카프만 재단 PEV 교육 과정에 벤처 1세대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했다”며 “창업 성공 사례 뿐 아니라,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 등 젊은 창업가가 얻기 힘든 노하우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4일 동안 진행된 교육 과정은 △기업가되기 △사회기업 발굴 △비즈니스 컵셉 △비즈니스 모델(BM) △제품·서비스 계획 △경영·조직 구성 △경쟁자·시장 조사 △시장 진입·가격 전략 △소요자금·비용 △재무제표 △사업계획서 완성 등 창업에 필수적인 기본 과정과 참석자 네트워킹, KDB산업은행 스타트업 경진대회 참관 등 15개 챕터로 구성됐다. 강의 1시간과 그룹별 실습 1시간30분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참가자 요청으로 강의 시간을 줄이고 실습 시간을 늘렸다. 주입식 강의보다는 예비 창업자가 직접 창업 준비에 뛰어드는데 초점을 맞췄다. 실수도 하고 다른 참여자와 멘토 의견도 반영하면서 고품질의 창업 계획을 완성 시켰다.
대학생 실전 창업 교육 프로그램은 11월 두 번째 교과정을 준비 중이다. 카프만 재단 PEV 툴을 사용하는 만큼 창업 사례 적용과 방법이 아직까지 미국 중심에 맞춰졌다는 것이 센터의 평가다. 최병희 벤처 1세대 멘토링지원센터장은 “실전 창업 교육 강사는 모두 직접 벤처 창업을 해본 CEO와 실패 경험까지 축적한 전문가”라며 “우리나라 창업 환경에 적합한 `한국형 PEV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과정과 콘텐츠 등을 보완하고 품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