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뽀로로 이제 중화권시장에 돈벌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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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가 뽀로로 인형을 안고 웃고 있다.

척박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시장에서 10년 동안 장수한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이제 활동 범위를 중국, 동남아로 넓힌다.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는 지난해 중국 법인을 만들었으며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도 법인을 추가 설립해 시장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29일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는 “중국에 선보일 애니메이션을 기획 중에 있다”며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에 법인을 만들 계획이며 그 뒤에는 일본, 미국,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애니메이션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초기 리스크가 있지만 중국 진출은 지금이 최적기”라고 덧붙였다.

아이코닉스는 해외 진출을 위해 상장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만큼 해외진출을 위한 재원이라는 `실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금융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와 팀워크가 잘 맞는 주관사를 선정한 후 상장 날짜가 정해질 것”이라며 “늦어도 내년 안에는 (상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뽀로로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TV 이외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난 변화에 착안해 PC, 스마트 기기 등에서 볼 수 있는 짧은 코미디 애니메이션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지상파 방송을 떠나서 생각하면서 좀 더 실험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며 “호랑이와 곰이 주인공인 5분짜리 슬랩스틱 코미디 애니메이션 7편을 실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10년이나 장수한 뽀로로를 만든 사람이지만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다른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배울점이 많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라바는 지상파TV 방영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지하철, 버스 스크린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해 성공한 애니메이션”이라며 “이런 시장대응은 분명히 벤치마킹할 점”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이어 최 대표는 TV방영료가 너무 낮은 점이 애니메이션 업계가 발전하지 못하는 걸림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이코닉스 전체 매출 중 방영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안 된다”며 “90%는 라이선스 사업으로 번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TV방영만으로는 사업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매출 중 방영권료가 최소 30~40%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불안정한 구조가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커나가지 못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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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가 뽀로로 인형을 안고 웃고 있다.

척박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10년 넘게 장수한 비결을 묻자, 그는 잘하는 일이 아닌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기능적으로 일하고 시간을 채우는 것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 좋아하는 일인 애니메이션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고 작정하며 작은 실패에도 흔들리지 않고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처음부터 금광에서 금을 캐겠다는 조급한 생각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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