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스마트기기 제조업체가 방글라데시 기간통신사업자와 연간 매출 1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우리나라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월드IT쇼(WIS)`에서 맺은 파트너십이 결실을 맺었다.
코발트레이는 방글라데시 통신사업자 방글라폰과 합작해 연간 스마트패드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지 공장을 다음달 설립한다고 26일 밝혔다.
방글라폰 주도 하에 총 50억원 자본이 투입된다.
코발트레이는 첫 물량 지문인식 스마트패드 11만대를 방글라데시 우정사업본부에 내년 초 납품한다. 계약규모는 200억원 수준이다.
한국에서 코발트레이가 제품 기획, 기술지원 등을 담당하고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반제품 형태로 방글라데시 공장에 공급한다. 현지 인력이 주축이 된 방글라데시 공장은 방글라폰과 코발트레이 관리 아래 제품을 생산해 출고한다.
양사는 홍콩과 미국에 각각 생산과 마케팅을 담당할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방침이다. 특히 코발트레이는 항공대 GRRC(경기도지역연구센터)와 함께 방글라데시 국립대학 공대에 기술이전 등 현지화도 진행한다.
코발트레이와 방글라폰은 2014년 한 해 동안 현지 공장에서 100만대 규모 스마트패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약정을 포함한 대당 판매가는 200달러 이하로 총 1000억원 이상 매출이 기대된다.
방글라폰은 방글라데시 현지 통신사 5곳의 네트워크 백본을 담당하는 기간통신사업자다. 우리나라로 치면 KT인 셈이다. 2013년 현재 방글라데시 이동통신 이용자는 약 1억명으로 추산된다.
방글라폰은 강력한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마트패드를 판매하고 미얀마, 스리랑카, 파키스탄, 인도 등 주변국 수출도 추진한다.
조정현 코발트레이 사장은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중국 제품을 대체할 중저가 스마트기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발생 중”이라며 “방글라데시 공장 설립을 기점으로 세계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이 지역에서 저가·고품질 스마트기기 공급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발트레이와 방글라폰의 합작은 민·관이 뭉친 ICT 수출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코발트레이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2013 월드IT쇼(WIS)에서 방글라폰과 논의를 시작해 8월 계약을 완료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무역협회는 이 행사에서 최초로 바이어가 아닌 9개국 14개 통신사업자를 직접 초청해 국내 중소기업과 만남을 주선했다.
암자드 칸 방글라폰 사장 역시 사전조율로 코발트레이를 소개받고 WIS를 직접 방문해 계약을 추진했다.
최형경 KAIT 국제협력팀장은 “증가하는 동남아 스마트기기 수요에 대응할 업체를 찾던 방글라폰과 해외 진출을 준비하던 코발트레이가 만나 국제 ICT 합작 사업을 성사시킨 것”이라며 “최종 결정권을 가진 해외 통신사업자가 직접 자신의 요구를 찾은 만큼 빠르게 계약이 성사 될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KAIT와 무역협회는 내년 부산에서 ITU 전권회의와 함께 열리는 WIS에서 해외 통신사와 국내 기업 간 매칭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노영규 KAIT 부회장은 “국내 중소기업과 개발도상국이 서로 요구를 총족하며 윈-윈할 수 있는 형태가 우리나라 ICT 수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향후 WIS 등 국내 행사에서 제2, 제3의 코발트레이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