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디자인이 열쇠다]K디자인, 산업 전반에 혁신 리더십 돼야

`개방성` `적극성` `포용성`

한국디자인을 일컫는 `K디자인`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달 19일 노보텔 런던 웨스턴 호텔에서는 `K디자인의 세계화`를 주제로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세 명의 디자이너들 간 좌담회가 열렸다. 벤틀리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 이상엽 책임과 영국왕립예술학교(RCA) 졸업 후 벤틀리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발탁된 김보라 디자이너, 최민규 메이드인마인드 대표가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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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책임은 GM과 폭스바겐의 선행 디자인 팀장을 거쳐 명품차로 유명한 벤틀리의 외관 디자인을 총괄한다. 그의 대표 디자인은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로 등장해 유명해진 카마로다. 김보라 디자이너는 여성 자동차 디자이너가 드문 업계에서 벤틀리 입사 당시 에어로다이내믹(공기역학)을 활용한 미래 쿠페 콘셉트 디자인으로 역량을 인정받았다. 최민규 대표는 접히는 플러그를 착안해 영국의 디자인 뮤지엄이 선정한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참석자들은 K디자인이 전자, 자동차에서 세계적 반열로 올랐다는데 공감했다. IT, 전자 등 역동적인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온 개방성과 포용성에서 성공요소를 찾고, 이를 인테리어, 가구 등 다른 분야는 물론 중소, 중견기업 전반에 더욱 발전·확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상엽 책임은 “내가 90년대 자동차 디자인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에는 일본과 독일차가 좋은 모델로 여겨지고, 나쁜 모델로 한국차를 들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현대·기아차가 세계적 기업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을 정도로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은 “한국 디자이너들은 빠르고 역동적이며, 실패해도 그것을 빨리 고쳐내고 실패를 발판으로 다시 성장해 나가는 자세 즉 `오픈마인드`가 있다”며 K디자인의 장점을 정의했다.

최민규 대표는 보편성에서 화두를 던졌다. 그는 “한국 디자인을 얘기할 때 차이점을 자꾸 강조하고 더 드러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한국디자인 속에 내재한 세계적, 인류보편적 디자인 정서를 토대로 한국디자인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김보라 디자이너도 “독일디자인, 스칸디나비안디자인 등을 떠올리면 추상적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이런 맥락에서 한국디자인도 너무 한국적 소재, 모양에 한정짓고 국한되지 않았으면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K디자인이 새로운 경제발전을 이룰 단초가 될 것을 기대했다. 이 원장은 “식민지와 전쟁을 통해 전통과의 단절 속에서 현대 문화가 싹텄고, 선진국들이 200년간의 시간 속에서 이룬 발전을 20년 만에 따라잡아오기 위해 불가피하게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와 불균형 성장이 이뤄졌다”며 “기동성에 장점을 가진 중소기업이 디자인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과거 중소기업들이 기술과 판로개척에 투자했듯 이제는 디자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키워야 할 시기라고 내다봤다.

참석자들도 K디자인의 성공요소를 접목한 디자인이 산업의 고른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그 방법으로 디자인 문화의 전반적 확산과 디자인이 중심이 된 비전과 협업의 중요성을 들었다.

이 책임은 “디자인은 스타일링이 아니라 발전(developing)해야한다”며 “좋은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서 올드해지는 것이 아닌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는 클래식이 돼야하고, 성공적 디자인은 눈을 감고도 소재, 곡선, 소리, 냄새까지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는 경이로운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거치면서 기민함과 수용성에 장점을 보여왔다”며 “K디자인은 개방적, 포용적일 것을 내포하며, 즉 세계화가 K디자인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은 전략적 비전을 바탕으로 투자하고, 정부도 경쟁보다는 협업에 우선을 둬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고 지원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런던(영국)=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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