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롯백화점은 영국 런던 중심가인 브롬튼로드에 위치한 프리미엄 백화점이다. 과거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물건을 판매해 `로열·왕실 백화점`으로 불린다. 1849년 식품점으로 시작한 해롯은 점포 확장과 함께 1900년대 초반 `또 다른 세계에 들어오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최고급 이미지를 심어왔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해롯백화점에 가전매장을 오픈했다. TV와 가전매장을 함께 운영하다가 이번에 가전 전문 매장을 열었다. 지멘스 3년 계약 만료 시점에 그 자리에 치고 들어갔다. 상당한 물밑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명품·프리미엄 이미지 확산에 나서는 삼성 니즈와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영국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캘리 호펜과 손을 잡기도 했다.
2015년 글로벌 가전 1위를 선언한 삼성전자에게 본 게임은 이제부터다. 유럽시장을 잡지 못하고는 글로벌 1위를 논할 수 없다. 현지 기업 견제가 예상된다. 유럽에서 `글로벌 1위`를 공언하나는 삼성전자를 가볍게 볼 현지기업은 없다. 유럽 가전 1위 기업 밀레가 움직인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인 `IFA 2013`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고집해 온 밀레가 혁신을 많이 시도했다.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평이다.
영국업체 다이슨의 대응도 주목된다. 삼성 매장 오픈 직전인 지난달 29일 영국 고등법원에 삼성 청소기 작동방법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소했다. 영국에 막 출시한 제품으로 시장에 별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삼성전자측은 “자사 기술은 다이슨 특허와는 무관하다”는 입장과 함께 빠른 제소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다이슨은 제조업이 약한 영국에서 몇 안 되는 글로벌 제조기업으로 `국민기업`으로 불린다.
글로벌 넘버1에 올라서는 것은 쉽지 않다. 삼성은 반도체·TV·휴대폰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거머줬다. 유럽의 자랑 해롯백화점을 뚫은 삼성이 1등 노하우를 가전시장에서 어떻게 발휘할지 주목된다.
전자산업부 김준배 차장 j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