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업체가 초고선명(UHD) 실험과 시범방송을 앞다퉈 시작하고 있다. UHD 방송을 둘러싼 세계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국내 방송 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은 방송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징조임에 틀림없다.

UHD 방송을 위한 케이블TV·위성TV 등 국내 방송 플랫폼 준비와 TV 제조산업 수준은 이미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 UHD 방송을 위한 산업적인 준비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UHD 방송콘텐츠로 산업적인 관심이 모였다. 고품질 UHD 방송콘텐츠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은 UHD 방송 생태계 존폐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UHD 방송으로 TV와 방송산업 부활을 노리는 일본 정부는 중요성을 인식해 올해 UHD 방송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올 재팬 플랜`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고 35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지원한다. 일본 총무성은 콘텐츠 제작 능력이 뛰어난 지상파방송사가 UHD 콘텐츠 수급과 제작에 전념하고 송출은 케이블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가 전담하도록 하는 역할 조정을 담은 UHD 방송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일본의 종합적인 민관 협력 활동에 비교해 국내에서는 각 매체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 활성화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UHD 콘텐츠 준비를 위한 세계 시장 준비는 점차 더 구체화되며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2013년 9월 세계방송장비전시회(IBC)를 기점으로 UHD 방송장비와 설비 출시·보급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방송장비 브랜드인 소니는 이미 지난 6월 브라질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컵 축구대회를 UHD로 제작하며 방송장비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미국은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UHD 방송 포맷을 고려한 많은 영화가 제작되고 UHD 콘텐츠 시장 활성화에 따른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UHD 콘텐츠 제작 환경의 급성장에도 아직 국내에서는 UHD 콘텐츠 제작 여건이 충분히 무르익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방송콘텐츠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신규 투자가 부담스럽고 UHD 콘텐츠 수익성도 아직 불투명하다. 국내 방송 생태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상파방송에서도 UHD 콘텐츠 관련 사업이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유료방송의 UHD 시범방송에 사용되는 콘텐츠는 대부분 해외 다큐멘터리에 머물러 있는 등 국내 콘텐츠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UHD 영화콘텐츠는 아직 가격 체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몇몇 대형 해외 영화사만이 직접 국내 UHD 콘텐츠 배급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의 적극적인 UHD 방송 준비와 달리 미온적인 국내 콘텐츠제작사 움직임은 해외 콘텐츠사업자에 국내 산업이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부족한 국내 UHD 콘텐츠 환경을 극복하고 해외 업체들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케이블 업계는 디지털케이블 주문형비디오(VoD) 공급사인 홈초이스와 UHD 전용채널 운영과 VoD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안정적인 UHD 콘텐츠 수급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케이블 업계 단독으로는 UHD 콘텐츠 수급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방송서비스 성공 여부는 콘텐츠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UHD도 예외가 아니며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와 콘텐츠제작사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UHD 방송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국가 차원의 방송산업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 지원은 물론이고 유료방송사와 콘텐츠제작업체 간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콘텐츠제작사도 국내 방송산업 전체를 보고 선도적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내 방송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UHD 콘텐츠 제작과 관련해서는 지상파방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예처럼 지상파방송은 국내 전체 방송 생태계를 고려해서 UHD 콘텐츠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UHD로부터 시작된 방송산업 전환기에 국내 방송산업 전체가 플랫폼과 콘텐츠 경쟁력의 균형을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종한 CJ헬로비전 기술실 상무 john lee@cj.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