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퀄컴 아성 넘는다
삼성전자가 세계 처음 한번에 8개의 코어(옥타코어)가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에 성공했다. 올 초 갤럭시S4에 빅리틀 기반 옥타코어 AP를 적용했지만 한번에 네 개의 코어만 활성화할 수 있어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 개발한 엑시노스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내놓은 순수 옥타코어 AP인 셈이다. 퀄컴에 갤럭시노트3 메인 AP 공급업체 자리까지 내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새로운 옥타코어로 반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옥타코어 빅리틀 멀티 프로세싱 솔루션을 적용한 `엑시노스5 옥타` 시리즈를 개발 완료하고 연내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ARM이 제공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AP를 만들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엑시노스5 옥타는 최초로 자체 아키텍처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됐다.
대다수 칩업체가 ARM 코어를 쓰고 있지만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맺고 자체 플랫폼을 개발한 곳은 애플·퀄컴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삼성오스틴R&D센터(SARC) 주도로 ARM 코어 재설계 플랫폼을 장착한 차세대 엑시노스를 개발해왔다. 당초 내년 상반기 차세대 엑시노스 개발을 완료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에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AP 시장에서 퀄컴에 밀리면서 조기 상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5에 새로운 옥타코어 엑시노스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완성형 옥타코어 AP가 퀄컴 스냅드래곤에 비해 어느 정도 성능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엑시노스5 옥타 시리즈는 고성능 코어텍스A15 4개와 저전력 코어텍스A7 4개를 작업 환경에 따라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다. 기존 옥타코어 AP는 A15나 A7을 4개씩 작동하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로 개발한 제품은 최소 1개에서 최다 8개 코어를 활성화할 수 있다. 즉 문자메시지 같은 간단한 작업에는 A7 코어 1개만 돌리고, 3차원(D) 그래픽 처리 등 고성능 작업에는 A15와 A7 총 8개를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설계 오류만 없다면 성능뿐 아니라 소비전력 면에서 최고 수준인 제품이다. 중앙처리장치(CPU)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사이의 버스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엑시노스5 옥타 AP 최적화 작업을 거쳐 연내 스마트폰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태훈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멀티 프로세싱 솔루션을 적용한 엑시노스5 옥타 시리즈는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도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AP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앞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