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가 최근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을 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 모두는 세일즈맨이라는 주장이다. 이 말을 전문가에게 대입해보면 `파는 것이 전문가다`가 된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전문가는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즉 비전문가에게 자신의 전문적 지식이나 노하우를 파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전문가는 자신의 전문성을 잘 팔고 있을까? 해당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해 비전문가에게 전문적으로 설명하는 때가 많다. 전문가의 전문적 설명을 비전문가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
문제는 전문가의 전문적인 설명을 비전문가가 모른다는 것을 전문가가 인지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게 바로 `지식의 저주` 또는 `전문가의 저주`다.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는 의미다. 진정한 전문가는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이 말하고 싶은 의도나 의미를 비전문가에게 아주 쉽게 설명하거나 감성적으로 설득한다. 아직 전문가적 수준에 이르지 못한 전문가가 전문성을 무기로 전문적으로 설명하려고 든다.
판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sale`을 우리말로 발음하면 `살레`라는 말로 들리지 않는가. 상품과 서비스만 파는 게 아니다. 아이디어도 파는 것이고, 내가 하려고 계획한 기획도 파는 것이다. 책을 쓰고 강연하는 저자도 자신의 생각을 파는 세일즈맨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도 결국 내 생각을 상대방에 팔아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내 것을 사게 만들려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마음이 움직여 감동(感動)하면 행동(行動)한다. 머리로 이해하면 고개를 끄덕이지만, 가슴으로 느낀 감동은 손발을 움직여 행동하게 만든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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