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영 코이상사 대표

“아이스크림은 제조일자는 있어도 유통기한은 표시하지 않죠. 가정에서 젤라또를 만들면 냉동실에 보관해도 3주 안에는 다 먹어야 합니다. 방부제를 넣지 않은 천연식품이기 때문이죠.”
김오영 코이상사 대표는 최근 이탈리아산 아이스크림 제조기 `네목스 젤라또 제조기`를 출시했다.
젤라또는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공기함유량이 적어 밀도가 높아 진한 맛을 내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100만원대 젤라또 제조기는 일반 가정에서 선뜻 부담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김 대표는 국내에는 재료를 섞어 냉동실에 넣는 수준의 기기밖에 없는 데서 가능성을 내다봤다. 제대로 된 첫 번째 젤라또 제조기라면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직접 이탈리아 가전매장을 돌며 발품을 팔아 가장 인기있는 제품을 골랐다. 네목스는 유럽 내 젤라또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김 대표는 고객이 반드시 가격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탈리아 수입 주방가전 유통과 처음 인연을 맺은 `스메그 냉장고`를 국내에 선보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강남 아줌마 냉장고`로 유명한 컬러 냉장고 스메그를 국내에 가장 먼저 들여온 장본인이다.
김 대표는 “처음 스메그 냉장고를 들여올 때도 다른 사람들은 어렵다고 다 말렸다”며 “일년 에 3대 정도 팔리던 제품이 4년이 지나고 열 배가 넘게 팔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주변에서 가격을 낮춰 팔라는 유혹도 있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단순히 가격 할인으로 밀어붙여서는 브랜드를 지킬 수 없다고 봤다. 고급 아파트나 주택에 조금씩 팔리면서 이름을 알리던 것이 입소문을 타며 사업의 물꼬가 트였다. 지금은 스메그 냉장도 대신에 컨벡션 오븐만 수입한다. 컨벡션 오븐 역시 고가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능으로 회사의 주요 매출원이 됐다.
인터넷으로 해외 직접 구매가 늘어나면서 해외 가전 유통 사업도 예전같지 않다는 분위기다. 그래도 김 대표는 신제품을 테스트하고 요리법을 나누는 마니아 고객들을 늘려가는 것이 이 사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녀에게 건강한 간식을 주려는 어머니나 베이커리 공방 같은 곳에서도 구매 문의가 오고 있다”며 “시장을 개척하는 첫 번째 제품에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