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차세대 방송]<11>콘텐츠로 꽃피우는 UHD생태계

요즘 IT 생태계나 스마트 생태계와 같이 `OO 생태계`라는 합성어를 흔히 들을 수 있다.

생태계(生態系)란 `특정한 단위 공간 내에 있는 모든 생물체와 그들의 물리적 환경, 그들 간 모든 상호관계를 포함하는 총체적 개념(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뜻하는 생물학 용어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사회 요소와 이를 둘러싼 환경, 이들 간 복합적 상호작용을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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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신화, 우리가 주역>

우리가 흔히 ICT 생태계 구성요소로 이야기하는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를 숲의 식물 생태계로 치환해보면 D는 숲의 기반이 되는 토양, N은 토양의 영양분을 흡수하는 식물의 뿌리, P는 영양분 통로가 되는 식물의 줄기, C는 영양분을 원천삼아 후대를 기약하는 꽃과 열매에 비유할 수 있다.

생태계에서 중요한 것은 영양분의 순환과 에너지의 흐름을 이용한 자생력 확보다. 숲의 수많은 동식물과 환경이 영양분과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생태계를 이루듯 ICT 생태계의 C-P-N-D도 복합적이고 유기적 상호작용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UHD 생태계를 이야기할 때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3D 생태계`다.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오른 TV디스플레이 기술을 바탕으로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3DTV 판매와 점유율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C-P-N의 부진으로 볼 만한 콘텐츠 부족과 볼 수 있는 채널 한계로 선순환 구조의 자생력있는 산업 생태계로 진화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UHD로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 수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부족하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이제 막 UHD 시범 방송을 시작한 초기 상황이라 해도 시청자를 유인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꽃과 열매가 되어줄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연 생태계가 외부 생태계와 경쟁해 흥망성쇠가 결정되듯 산업 생태계도 국가 간 경쟁이 중요하다. 일본은 이미 시험방송을 거쳐 내년도 UHD TV 본방송이라는 스케줄을 짜고 소니 등 가전업체, NHK 등 방송사, 통신사, 종합상사 등을 포함한 `차세대 방송 추진 포럼(NexTV-F)`을 발족하고 잃어버린 TV 가전시장의 패권을 되찾고자 민관차원에서 UHD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 예산 31억엔을 확보하고 UHD 방송에 필요한 콘텐츠 개발과 기술 개발에 투입함으로써 C-P-N-D를 아우르는 UHD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현 정부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창조경제를 핵심 국정 목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창조경제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핵심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ICT를 다양한 산업에 접목시킴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런 면에서 UHD생태계 조성은 가장 가까운 시점에 가장 실현 가능성 높은 창조경제 분야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토양이 이미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생태계 조성은 토양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옥한 토양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양분과 에너지의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자생력 있는 생태계가 완성된다.

자연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에서 나오는 햇빛이다. 식물은 광합성 활동으로 영양분을 생성하여 생태계에 공급하고 꽃과 열매를 맺어 진화, 번성한다. 초기 산업생태계에서 햇빛의 역할은 정부의 지원이다. 생태계 각 요소가 아직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상호관계와 영양분, 에너지 공급체계를 갖추지 못 했기 때문이다.

UHD 생태계에 씨앗은 뿌려졌다. 그 씨앗이 견고한 뿌리를 내리고 튼튼한 줄기를 뻗고 화려한 꽃을 피우고 미래를 위한 열매를 맺는데 필요한 햇빛이 필요한 때다.

하회진 레드로버 대표 (hjha@redrov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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