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에 마음이 설레는가? 설렘은 심장이 두근두근해지는 느낌이다. 설렘은 두려움이 엄습하여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되어 심장이 뛰는 상태다. 설렘은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일이나 만날 사람을 상상만 해도 기대가 되고 미래에 벌어질 일이 지금 순간으로 다가와 현실에서 구현될 과정을 그려보는 가운데 느끼는 감정이다. 내일이 설레지 않고 답답해지면 그냥저냥 살아가는 거다. 설레는 일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생각만 해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거나 손사래를 치는 일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는가? 그리움은 보고 싶어서 애가 타는 마음이다. 그리움에 사무치면 잠 못 이뤄 밤을 지새울 수 있다. 글을 쓰는 일도, 그림을 그리는 일도 그리움을 일깨우는 과정이다. 글은 그리움을 긁는 행위고, 그림은 그리움을 그리는 창작 과정이다.
김영석 시인은 그리움의 정수를 시에 담았다. “한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갈꽃이 바람에 애타게 몸 비비는 일이다/ 저물녘 강물이 풀뿌리를 잡으며 놓치며/ 속울음으로 애잔히 흐르는 일이다/ 정녕 누구를 그리워하는 것은/ 산등성이 위의 잔설이 여윈 제 몸의 안간힘으로/ 안타까이 햇살에 반짝이는 일이다.”
그리움은 아무리 기다려도 애틋하게 사무치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두려움이 아니다. 그리워하는 사람이나 대상이 없다면 나는 어려움에 파묻히게 될 것이다. 설렘과 그리움이 있어야 영혼의 울림이 오랫동안 울려 퍼지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설레고 사무치는 그리운 삶이라야 누군가에게 번지는 삶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설렘이 있어서 밤잠을 설치는 삶, 그리움에 사무쳐 기다림이 지겹지 않은 삶이 아니라면 도대체 살아갈 이유는 무엇일까.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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