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ERP 200%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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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존속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기업들이 ERP를 도입하는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경쟁력을 높여 존속을 유지하는 데 있다.

ERP는 기업의 다양한 업무 역할을 일관성 있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패키지 소프트웨어(SW)다. 기업 내 정보 공유를 원활하게 하고 운영 효율을 향상시킨다. 또 검증된 모범 사례(Best Practice)를 바탕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해 기업의 체질을 질적으로 개선한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 현장에서 ERP시스템이 이런 가능성과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

딜로이트컨설팅의 포천 500대 기업 조사에 다르면 25%가 ERP 구축은 성공적으로 완료했지만, 이후 운영 단계에서 성과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인 ERP가 성과를 만드는 데 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주된 이유는 기업들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ERP 초기 구축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실제로 활용되고, 성과를 창출하는 운영 단계에서는 기능별 업무 담당자들에게 사용을 일임하고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데 있다. 즉, ERP와 관련한 회사의 자원을 100이라고 한다면, 구축에 70, 운영에 30을 할당하는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얻게 되는 프로세스와 개선 효과는 별로 없다.

ERP 도입 효과는 선진 모범 사례를 빠르게 도입, 적용해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데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모범 사례를 도입하는 과정에 시간이 너무 걸렸다. 자원 중 70%를 투입해야 할 이유기도 했다.

이를 보완한 것이 현재 적용 중인 RDS(Rapid Deployment Solution) 방식이다. 기존에 투입했던 70%의 자원을 이제는 30% 정도만 해도 구축이 가능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게 됐다.

이제 운영을 고민해야 할 때다. 운영에 투입했던 30%의 노력을 7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나는 70%의 노력을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이 ERP 전담 조직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RP 전담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그렇지 않는 기업에 비해서 ERP 활용이 정착돼 업무개선 활동을 더 많이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담조직이 없는 기업은 조직적 지원이 없어 사용자 교육, 시스템 지원 활동이 미흡해 결국은 ERP 활용 수준이 떨어지게 된다. 이는 ERP를 업무 혁신이나 개선과 무관한 시스템에 머무르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ERP 전담조직의 리더들은 필요한 자원 확보와 현업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경영진의 관심과 활용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현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전담조직이 필요한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ERP시스템의 성공적 구축은 여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새로운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활용되는 과정에서 사람, 기술, 프로세스가 상호작용을 하고 그것을 통해 도입 전과는 다른 업무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업무를 혁신하고, 성과를 견인하는 ERP시스템을 기대한다면 크기와 관계없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경영자로서의 적극적인 관심을 그들에게 보내야 한다.

경영서를 보는 것으로 기업혁신에 성공했다는 사례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어디까지나 실행이 문제인 것처럼 ERP도 마찬가지다. 구축했다고 해서 기업이 혁신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운영이 더욱더 중요하다.

하영목 비앤이파트너스 대표 ymha@bnepartn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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