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창조적 가치를 키우자]흥행 게임, `감` 아닌 `데이터`로 만든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은 국내 시장에 여러 큰 지표를 생성한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 서비스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속해있고 일 평균 신규 가입자 수는 1만5000명에 달한다. `팡류 게임 인기가 3개월을 못 갈 것`이라는 업계 편견을 완전히 뒤집었다.

애니팡은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 효과와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를 낸 대표 모바일 게임이다. 하지만 동일 플랫폼에 등장한 수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인기를 얻었다가 금방 사라진 것을 고려하면 1년이 지난 현재 장수 모바일 게임으로 안착한 것은 단순 플랫폼 효과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애니팡의 롱런 비결에 대해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꼽았다. 게임을 출시한 후 다양한 사용자 지표를 분석하고 반영해야 모바일 게임의 수명주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게임 개발사는 자체 개발한 분석·운영 툴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온라인 게임 개발에 최소 1년에서 2~3년 이상 필요하고 정식 서비스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멀리 내다보기 때문에 분석·운영 툴 사용은 필수적이다. 온라인 게임이 새로운 게임성을 제공하면서 진화를 거듭하려면 다양한 사용자 특성과 지표에 대한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시장 역사가 짧은 모바일 게임은 분석·운영 툴의 영향력이 비교적 적었다.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탓에 `빨리 만들어서 빨리 출시하는` 개발 문화가 시장 초기에 형성된 영향도 컸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에 버금가는 고품질 모바일 게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수명주기를 연장하는 전략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 파이브락스가 비공개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분석 툴 `파이브락스`는 인력과 개발 일정 때문에 별도의 분석 툴을 만들기 힘든 개발사를 타깃으로 한다.

모바일 게임 분석·운영 툴을 사용하면 서비스를 진행하며 겪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게임에서 10레벨까지 도달한 사용자가 많고 11레벨에 진입한 수가 현저히 적다면 해당 구간에 있는 사용층을 대상으로 레벨 상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충성 사용자층이 게임을 즐기는 패턴을 분석해 이들이 더 오랫동안 주요 사용층이 되도록 유도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명주기를 늘리기 위한 전략에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단순히 개발자의 감에 의존해 작품을 만들고 서비스한다면 초기에 흥행하더라도 장수 게임이 될 확률은 낮아진다”며 “단순히 분석 툴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회사 전체가 데이터를 전폭적으로 사용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하는 `데이터 중심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