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신용카드사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분기의 경우 순익이 반 토막이 났었지만 각 카드사가 비용절감 등 자구책 마련을 서두르면서 수익 하락폭을 다소 줄였다.
20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출범한 우리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사 카드의 올 상반기 순익은 9785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조4985억원에 비해 34.7%(5200억원)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이 기간 순익이 4313억원에서 3744억원으로 13.2%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6909억원에서 1497억원으로 78.3% 줄었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친 에버랜드 지분 매각 이익 5350억원 등 특수 요인이 반영돼 올해에는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매우 컸다. 그러나 이런 요인을 제외할 경우 순익 감소폭은 13% 가량으로 축소된다. 현대카드도 순익이 1061억원에서 833억원으로 21.5% 줄었고, 롯데카드도 893억원에서 883억원으로 1.1% 감소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1170억원에서 2036억원으로 74.0%, 비씨카드는 691억원에서 739억원으로 6.9% 각각 증가했다.
국민카드의 경우 올해부터 대손상각 기준을 3개월 이상 연체에서 6개월 이상 연체로 변경한데다 국민행복기금 매각 이익(235억원)이 상반기 결산에 반영되며 일시적으로 순익이 크게 늘었다.
비씨카드는 올들어 제휴은행이 19개에서 21개로 늘며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다. 하나SK카드는 마케팅비용 급증으로 지난해 상반기 52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5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우리카드는 1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카드사 수익 악화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데다 지난해 9월부터 수수료 인하 등 악재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카드 매출 이외에 카드사 주요 수입원인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대출 금리 인하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