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의 캡슐커피머신 보급률은 아직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유럽에서는 최대 20% 수준인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입니다.”

조지 개롭 네스프레소 한국 사장은 국내 캡슐커피머신 시장이 젊은 만큼 사업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2011년 한국에 첫 부임해 내달로 지사장 생활 만 2년째를 맞는 개롭 사장은 고객 접점을 늘려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글로벌 평균 30%을 훌쩍 뛰어넘는 한국 시장의 성장세에도 여전히 목이 말랐다.
개롭 사장은 “처음 한국에 와서 하루 종일 커피를 즐기는 모습이나 무수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보면서 깜짝 놀랐지만 이제는 익숙하다”며 “커피 문화 수준이 높은 만큼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할만한 소비자 대상 세미나 및 교육 등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1등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문화를 만들고 브랜드를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롭 사장은 한국의 소형가전 시장이 지나치게 몇몇 아이템에 고착화됐다며 혁신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스프레소도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1986년 캡슐커피머신 네스프레소를 고안해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캡슐커피머신이 수백만 원대 에스프레소 머신 제품과 필터방식의 저가 커피머신으로 양분된 시장에서 자리 잡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꾸준한 제품 개발과 전용캡슐 판매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최근 혼수시장에서는 젊은 부부들의 필수가전으로 손꼽힌다.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 커피를 즐기는 세대의 기호가 반영됐다.
개롭 사장은 “네스프레소 제품은 세대별로 소비자의 기호와 니즈를 반영한 기술 혁신을 늘 먼저 고려했다”며 “가장 처음 선보였던 제품은 전통적 에스프레소 기계처럼 일일이 캡슐을 넣어 추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자동화돼 버튼 하나만 눌러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제품이 정말로 발전했다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외관이 바뀌는 수준의 디자인이 아니라 성능”이라며 보이지 않는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개롭 사장은 “한국은 네스프레소가 진출한 지 아직 5년 밖에 되지 않은 초기 시장으로 경쟁자들도 계속 더 등장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부티크 매장을 더욱 늘려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집에서 즐기는 커피문화 보급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