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가족의 전기 사용 행태를 조사해 오라는 과제를 내줬다. 각 반 학생은 집에서 엄마 아빠가 전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바로 교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래스팅(Classting)`으로 올린다. 순식간에 댓글이 달린다. “전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 같아요” “이용 요금이 비싸네요. 절약 필요성을 느낍니다” 교사는 클래스팅을 전자칠판에 띄우고 수업을 진행한다. “교과서 78쪽 그림을 보고 우리가 올린 전기 사용 방법에 대한 의견을 말해주세요” 학생들은 스마트패드에 사진을 띄워 전자펜으로 의견을 적는다. 이를 다른 반과 공유한다. 물론 클래스팅을 통해서다.

클래스팅 사용이 늘고 있다. 클래스팅은 같은 반 교사, 학생, 학부모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수업 내용과 학습 자료, 알림장, 비밀 상담방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교실`인 셈이다. 지난해 11월 정식 오픈해 불과 6개월여 만에 전국 1만1000개 학교 중 5300개 학교가 공식적으로 클래스팅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별로 치면 5만7000개에 달한다. 한국 학교와 결연을 맺은 해외 학교 수도 점점 늘면서 접속 국가는 60개국이 넘는다.
조현구 대표는 4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학급에서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정확히 파악한 것을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처음에는 교육계에서 개인적인 공간과 학생 소통의 장을 구분하고 싶어 하는 교사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지만 점점 목표가 커지고 있다.
“학교에서 쓰던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마케팅으로 좌지우지 됐습니다. 교육계는 진입장벽이 높아 몇 년간 이러닝 사업에서 성공한 업체는 손에 꼽기도 힘들 정도였죠. 클래스팅은 이런 선택권을 교사와 학생에게 넘겨주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직접 사용하는 사람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입니다.”
주된 기능은 SNS지만 클래스팅에 콘텐츠와 검색 기능을 얹어 소셜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클래스팅은 EBS, 아이카이스트 등과 제휴를 맺었다. 아이카이스트는 스마트패드와 칠판 간 학습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스쿨박스 교육 솔루션 등을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조 대표는 지난 2010년 서울교대 대학원 논문으로 클래스팅을 구상했다. 교육자의 길을 그만둔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지만 클래스팅이 사장되면 아까울 것 같았다. 절친한 친구이자 KAIST를 졸업하고 ETRI에서 일하고 있던 유재상 CTO와 손을 잡았다. 이후 실력 있는 디자인 부문 대표도 영입하고 스타트업으로 드물게 공채도 내걸었다. 7명 학생 중 2명의 KAIST 출신 직원도 뽑았다. 진가를 알아보고 있었던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10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내년 초 일본 진출을 위해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올해는 국내에서 서비스 안정화기를 갖고 내후년부터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메인 기능만 안정화된다면 교육은 보편타당한 서비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역화(로컬라이제이션)될 것으로 봅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많은 학생이 실시간으로 어떤 수업을 하면서 무슨 공부를 하는지 클래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