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창조경제 실현, 지식재산권에 답 있다

`카피캣(Copycat)`은 모방꾼을 일컫는 말이다. 새끼 고양이가 어미의 사냥하는 모습을 흉내내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게 된 것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2011년 3월 신제품 발표장에서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카피캣이라고 지칭하면서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를 밀어낸 애플은 경쟁사를 모방꾼으로 부르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애플도 카피캣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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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 ITC는 애플이 삼성의 표준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했다. 또 애플이 내세우던 대표적 디자인 특허 중 몇 개는 재심사를 거쳐 무효가 됐거나 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강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2년여 만에 이런 역전현상이 나타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나는 특허 관점에서 몇 가지 지적하고 싶다.

애플 아이폰은 스마트폰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나타낸 기기 중 하나다. 하지만 애플의 특허들은 디자인 혹은 조작방법에 관한 발명으로 대부분 우회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특허는 상대방의 특허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지식재산권 관점에서는 좋은 특허라고 보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무효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창의적인 기술을 원천·표준특허로 잘 보호해 시장지배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기업도 있다. 퀄컴이 좋은 사례다. 소수 엔지니어들이 창업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통신기술을 개척한 퀄컴은 통신용 반도체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반도체의 강자가 됐다. 퀄컴이 CDMA시장을 창출한 후에도 후발 주자의 추격을 물리칠 수 있었던 데에는 원천·표준특허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퀄컴은 이후 1000여 개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CDMA시장은 물론이고 3G나 롱텀에벌루션(LTE) 기술 등에서 여전히 선도자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그동안 추격자로서 시장을 개척한 외국 경쟁사를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달려왔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경제성장의 공식이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등 신흥개발국들이 우리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들 국가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해서는 이길 수 없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시장을 선도하는 선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현 정부가 창조경제로 우리나라 경제전략의 변화를 꾀하는 것도 창의성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지 않으면 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6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창조경제 실천계획`에는 창조경제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담겨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창조경제를 실현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그 아이디어가 지식재산권으로 만들어져 사업화되고 보호되는 `건강한 지식재산 생태계`가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는 기업은 시장을 지배하며 선도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곧 후발주자에게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

기업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단계부터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지식재산권을 확보해야 한다. 지식재산권 창출과 관리에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는 기업만이 시장의 지배자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허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의 발명들이 잘 보호돼 정당한 보상을 받고, 이러한 기업이 시장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에 매진하겠다.

김영민 특허청장 kym0726@kipo.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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