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이노베이션리더]최유화 교보증권 상무 “머리로는 혁신, 몸으로는 보안을”

지난해 완료된 교보증권의 차세대 증권시스템 `드림2.0` 구축은 성공사례로 꾸준히 회자되는 사업이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은 계획보다 지연된다는 편견을 깬 사례였기 때문이다.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인 관리로 약 16개월 만에 사업을 완료했고, 개통 당일부터 전사 회계 마감이 순조롭게 진행돼 높은 완성도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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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의 치밀한 준비, 사업을 담당한 LG CNS의 역량과 함께 돋보였던 건 최유화 교보증권 IT지원실장(상무)의 `섀도 리더십(Shadow Leadership)`이었다.

최 상무는 “이 사업은 내가 말을 아껴야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전자, 교보생명, 교보정보통신 등을 거치며 수행한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이 이런 결론을 이끌어 냈다.

“드림2.0 사업에 개입을 많이 하면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젝트매니저(PM)가 아닌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었죠. 다만 최종 책임은 제가 다 지겠다고 말하며 사업을 독려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 LG CNS와 만나 `걱정인형`을 선물했습니다. 당시 저의 심경을 전달하고 앞으로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은 선물이었습니다.”

드림2.0 구축 이후에도 최 상무는 바쁘게 움직였다. 해외선물·FX마진 거래 시스템을 자체 시스템으로 개발했다. 모바일 증권거래가 확대되는 추세에 대응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스마트K`를 새롭게 만들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준수를 위해 홈페이지 웹 접근성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며, 모바일 전자서명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최 상무는 “한국거래소(KRX)가 차세대 거래시스템 `엑스추어 플러스`를 구축하는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증권사 IT 부문에서 최근 화두는 주문 처리 속도와 처리 용량 개선”이라며 “이를 위해 여섯 가지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로우 레이턴시(Low latency·저지연) 환경 구현을 위해 초고속 스토리지, 통신장비 등을 도입·교체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과 장애 선제 대응을 위해 인프라 통합 로그분석 시스템 구축에도 나선다. BYOD·모바일오피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보안성 강화를 위해 인터넷망과 업무망 분리를 추진한다. 그룹웨어·웹트레이딩시스템(WTS) 업그레이드와 빅데이터 기반 영업지원 시스템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역량을 집중하는 부문은 보안이다. 최근 해킹과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으로 보안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전자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증권 업계 CIO에게 사이버테러 위협은 큰 고민거리라고 덧붙였다.

최 상무는 “증권사 CIO는 머릿속으로 계속 혁신을 생각하는 한편 몸은 보안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며 “중장기 보안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한편 지능형 안전결제(ISP) 시스템 업그레이드, 웹 방화벽 강화, 접근통제 기능 강화, 통합 보안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IT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열린 생각`과 `공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뜻이 통하는 증권사끼리 전산실을 통합해 운영하면 전사적으로 IT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최 상무는 “제레미 리프킨이 `소유의 종말`에서 주장했듯이 이제는 소유의 시대가 아니다”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는 생각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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