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0도 안팎에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 온도를 27도 이상으로 높여 냉각 비용을 줄이는 고온환경(HTA)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데이터센터 온도를 1도 높이면 에너지를 4~5% 줄일 수 있어 내부 온도를 높이는 데이터센터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16일 컴퓨터월드는 데이터센터 전문기관 업타임인스티튜트가 세계 데이터센터 10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인용, 지난해 20도 이하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곳이 전년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고 24도 이상에서 운영하는 곳은 갑절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전히 전체 데이터센터의 절반가량이 21.7도에서 23.9도, 37%는 18.3도에서 21.1도 사이에서 운영된다. 눈여겨볼 점은 24도 이상 데이터센터 비율이 재작년 3%에서 지난해 7%로 두 배 이상 늘었다는 점이다.
아직 미미한 수치지만 내년에는 10%에 도달할 전망이며 고온 데이터센터 증가의 명백한 신호라는 분석이다. 18.3도 미만 데이터센터도 재작년 16%에서 절반 이하(6%)로 줄었다. 서버실 온도를 지나치게 낮출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 곳이 늘었다는 뜻이다.
HTA 데이터센터에는 고온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IT 장비와 설비가 필요하다. 대다수 데이터센터가 장비 오작동 우려로 데이터센터 온도를 20도 미만으로 유지한다. 하지만 최근 3~4년 사이 친환경 기류가 거세지면서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장비와 기술 개발이 급물살을 탔다.
인텔은 고온 환경 구현을 위해 테스트와 시뮬레이션, 모니터링에 쓰이는 `데이터센터 매니저` `노드매니저` 같은 솔루션을 내놓았다. 델을 비롯한 서버 제조사들은 원활한 공기 흐름으로 냉각 전력을 줄일 수 있는 서버 설계 방식을 채택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이미 외부 공기를 냉각에 활용하는 설계 기술을 사용 중이다.
기술을 적용한다고 데이터센터 온도를 한꺼번에 올릴 수는 없다. 시간을 두고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서 이상 유무를 점검해야 한다. 국내 최초 HTA 데이터센터인 KT 천안 데이터센터도 20도 미만 서버실 온도를 24도까지 올리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
매트 스탠스베리 업타임인스티튜트 이사는 “미국 총무청은 데이터센터 온도를 20도 안팎에서 27도로 올릴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고온 데이터센터 구현을 위해서는 점진적으로 온도를 높여가며 장비와 설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온도별 세계 데이터센터 온도 현황
자료:업타임인스티튜트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