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콘텐츠가 세계로 뻗어가면서 무역수지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류수지`로 불리는 문화·오락 관련 서비스 수지는 지난해 첫 흑자를 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삶에 녹아든 문화 콘텐츠를 세계인이 함께 향유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 흑자액은 52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350만달러)보다 19.5%나 늘었다.
분야별로는 음악·영화·방송 등 음향영상서비스 수출이 1억4650만달러로 31.7%나 늘었다. 반면 수입은 1억4520만달러로 8.5% 감소했다. 개인·문화·오락서비스를 구성하는 기타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출은 4억530만달러로 6.4% 증가했고, 수입도 3억5460만 달러로 22.3% 늘었다. 기타 개인문화오락서비스에는 게임, 디지털콘텐츠와 함께 세미나·전시회(MICE) 경비 및 교육·보건서비스가 포함됐다.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는 만년 적자를 내온 분야다. 지난해 한류 확산에 힘입어 처음으로 8550만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과거 우리나라 문화 산업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국제수지에서 음향영상서비스는 1996년까지는 단 한푼도 수출 실적을 내지 못했을 정도다.
이 분야 적자는 2006년 3억190만달러, 2007년 4억8160만달러, 2008년 3억6390만달러, 2009년 3억2310만달러, 2010년 3억8490만달러 등이었다.
핵심 한류산업의 수출 성적표를 담은 음향영상 분야의 수지개선이 뚜렷했다. 2010년까지 음향영상 분야는 팝음악이나 할리우드영화 공세에 밀려 적자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2010년 음향영상수지는 1억7150만달러 적자였다. 이후 K팝과 한국영화, TV프로그램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수입금이 늘고 지급금은 줄었다.
문화서비스 흑자와 함께 한국의 위상도 커졌다.
2003년 문화서비스 교역 세계 19위이던 우리나라는 2010년 10위로 발돋움했다. 세계 수출 순위도 2003년 30위에서 2010년 14위로 16단계나 뛰어올랐다.
지역별로도 한국 음악과 방송 최대 수출 시장인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중국, 유럽, 북미까지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 문화서비스 산업이 지속적으로 세계 속에서 위상을 높이려면 수출 상품 다변화와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수출은 게임, 음악, 드라마 등에 편중됐고, 여전히 문화적 영향보다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수출을 주도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다양한 장르 콘텐츠와 예술인 육성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도별 개인문화오락 무역수지 추이(단위:만달러)
올해 개인·문화·오락 서비스 수지 (단위:백만달러)
자료:한국은행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