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은 1㎜의 100만분의 1인 나노크기 영역에서 물질을 조작 혹은 제어해 `새로운 성질과 기능을 가진` 소재나 소자, 혹은 시스템을 구현하는 기술로 정의된다. 다시 말해 나노기술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일 크기를 다루는 `작은 기술`이지만 모든 산업 부문에서 기존제품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극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특별한 가치를,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큰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지문이 묻지 않는 스마트폰용 코팅 필름, 자석이나 스마트폰을 가까이 대면 진품 표시가 드러나는 위조방지장치, 물에 빠뜨려도 고장 걱정 없는 방수 휴대폰. 이들은 이미 출시됐거나 조만간 시장에서 만나게 될 신기술 제품들로 모두 나노기술에 기반을 두고 개발됐다. 어느새 나노기술은 기존에 우리가 생각했던 기술적 한계들을 하나씩 극복해가며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러한 나노기술을 활용한 나노융합산업은 2020년께에는 2조5000억달러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국가나노전략(NNI:National Nanotechnology Initiative)을 발표한 후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며 2011년 나노 관련 예산은 18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도 거세다. 러시아는 2007년 `러스나노(Rusnano)`라는 국영나노기술공사를 설립해 2015년까지 약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10년간 2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나노 기술개발과 인프라 조성을 적극 추진해 왔으며 그 결과,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의 나노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노기술 분야 논문과 특허 규모도 세계적인 수준이며, 나노기술 개발 및 기업 지원을 위한 나노기술 인프라도 전국 6개 지역에 구축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짧은 기간 달성한 기술적 성과에 비해 이를 활용한 산업적·경제적 실적은 아직 미흡하다. 일례로, 지난해 파악된 국내 나노관련 기업은 690여개에 달하지만, 이익을 내며 성장하는 기업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동안 나노기술의 기초체력을 쌓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부터는 그간의 기술적 성과를 사업화로 연계하고 기존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지난 10여년간 투자된 나노 분야 기초원천 연구성과를 상용화로 연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산업부와 미래부 공동으로 `나노융합 2020` 사업을 착수했다. 나노기업의 우수 기술과 제품을 수요기업과 연계하고 비즈니스 창출을 지원하는 나노융합 `T2B(Tech to Biz)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나노코리아 2013`도 유망 나노기술과 제품을 전시하고 수요, 공급기업 간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사업화를 촉진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10년이 나노분야 기초 원천기술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확보된 원천기술을 어떻게 산업화할 것인지의 경쟁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글로벌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한 기업의 의지와 과감한 투자가 더욱 중요하다.
새로운 혁신과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나노기술 적용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이 필요하다. 나노기술과 나노산업이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이고 창조경제 실현을 앞당기는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k1625m@motie.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