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은 청년들의 도전` 한국 게임산업 역사를 되짚다

“지난 30년 동안의 한국 컴퓨터·게임 문화를 모두 담았다.”

8일 김정주 NXC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 서민 넥슨 대표는 한꺼번에 타임머신을 타고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 복원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이들은 당시에 없었던 새로운 재미의 온라인게임을 만들던 꿈 많은 청년 시절을 반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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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지주사 NXC(대표 김정주)는 8일 제주에서 이달 하순 정식 개관하는 넥슨컴퓨터박물관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바람의나라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의 백미는 콘솔, 아케이드, 온라인 게임 등 `추억의 게임`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오락실을 주름잡았던 `스페이스 인베이더`(1978년) `갤라가`(1981년) `엑스리온`(1983년)을 비롯해 최초의 일인칭슈팅게임(FPS) `울펜스타인`(1992년)도 다시 해볼 수 있다.

14인치 대우 개벽TV에 연결된 재믹스로 `트윈비`를 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994년작 `위닝일레븐4`를 해보면 선수 얼굴을 실물과 유사하게 구현한 최근의 스포츠 게임과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구형 데스크톱PC는 물론이고 CPU, 사운드카드, 운영체제(OS) 등 관련 부품과 소프트웨어도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다. 1922년 제작된 수동타자기 `레밍턴 No.12`도 볼거리다.

제주 노형동에 위치한 NXC 사옥 옆에 지은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엔엑스씨가 약 150억원을 투입해 4년간 지었다. 지하 1층, 지상 3층(2445.68㎡) 규모이며 애플 최초의 컴퓨터인 `애플 원(AppleⅠ)`을 비롯해 최초의 일체형PC `PET 2001`(1977년), 세계 최초의 상업용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1971년)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4000여점의 소장품 중 1800여점을 개관과 동시에 선보인다. 이종원 KOG 대표 등 41곳의 개인과 기업이 전시품을 기증했다. 여타 박물관과 달리 관람객이 자유롭게 게임과 전시품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어 한결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년 넥슨 창립 20주년에 맞춰 바람의나라 복원도 완료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바람의나라 초기 개발을 주도한 김정주 대표와 송재경 대표를 비롯해 정상원 대표, 서민 넥슨 대표, 김진 바람의나라 작가 등이 참석해 당시 개발·서비스 일화를 소개했다.

정상원 대표는 “당시 삼성전자에 근무했는데 같은 건물에 바람의나라 개발팀이 있어 게임을 해봤는데 너무 새롭고 재미있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바로 합류했다”며 “사용자 간 재미를 위해 처음으로 캐릭터간 `결혼` 기능을 넣었더니 스무명 남짓한 사용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뜨거웠다”며 웃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바람의나라를 접하고 열혈 사용자로 활동한 김경률 애니파크 모바일 개발실장은 “게임 내에서 결혼한 최초의 사용자는 바로 나”라며 “고3이 되자 개발자 형들이 공부해야 한다며 내 아이디 접속을 차단해 억울하기도 했다”고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송재경 대표는 “요즘 초·중생은 대부분 게임을 하기 때문에 이들이 성장하면 게임은 당연히 주류문화가 될 것”이라며 “아직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지만 가장 큰 재미를 주는 장르의 특성상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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