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암묵 연합' 속 캐스팅보트는 'SKT'
통신 3사가 롱텀에벌루션(LTE) 새 주파수 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략 대결에 돌입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개의 밴드플랜(주파수 대역 조합)을 놓고 동시 경매하는 4안을 확정하면서 합종연횡, 캐스팅보트 등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전개될 전망이다.
KT의 주파수 광대역화를 저지하려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암묵적 연합`이 초반에 예상되지만 양사의 미묘한 이해관계가 작용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KT가 중도에 담합 문제를 쟁점화하면 아예 경매절차가 모두 중지될 수도 있다.
3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T·KT·LG유플러스가 경매에 나온 7개 주파수 대역을 놓고 여러 경우의 수를 시뮬레이션하며 세부 입찰전략 만들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3사 중 유일하게 방침을 확정했다. 1.8㎓ 인접대역인 D블록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D블록 경매가가 치솟을 경우를 대비해 또 다른 1.8㎓ 대역인 C블록 입찰에 나서는 카드도 복안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T와 LG유플러스는 KT D블록 낙찰가를 높이면서 자사 주파수 대역을 챙겨야 하는 복잡한 방정식에 골몰하고 있다. 양사 연합이 언제 깨지느냐가 이번 경매 낙찰 최종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경쟁사 관계자들은 “KT가 D블록 전력투구를 결심한 만큼 사실상 이 블록 할당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일단 미래부가 “담합이 발견되면 할당을 취소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KT를 견제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연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규조 미래부 전파정책관은 지난 20일 할당안 후보를 설명하며 “경쟁수요가 있는 주파수는 가격경쟁을 통해 사업자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며 “경매 원칙에 따라 해당 주파수의 가치만큼 대가를 부담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KT가 D블록이 꼭 필요하다면 (SKT와 LG 연합을 극복하고) 높은 가격을 내고서라도 가져가라는 논리다.
SKT와 LG유플러스는 일단 입찰이 시작되면 3안 D블록 입찰가를 높이기 위해 1안(SKT A1, LG유플러스 C)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경매가 1안과 3안 중 입찰 총량이 높은 밴드플랜을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이번 경매에 나온 대역이 낙찰되지 않으면 2014년 12월까지 해당 대역을 추가 할당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양사가 KT D블록 할당을 막는 데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때문에 SKT가 경매 막판에 D블록 대신 3안의 C블록을 염가에 낙찰받는 실리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안에서 C블록 입찰이 봉쇄된 SKT가 KT 방어를 포기하고 3안으로 자리를 옮기면 C블록 선택이 유력시 된다. SKT는 C블록을 할당받으면 기존 1.8㎓ 대역을 반납하고 C블록에서 35㎒ 폭 `물리적 광대역`을 이룰 수 있다.
이 경우 LG유플러스도 3안의 1.8㎓ C대역에서 SKT와 경쟁하거나 2.6㎓의 A, B 대역을 최저가로 가져가는 선택밖에 남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경매가 종료된다.
이번 경매로 2년간 3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장비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가 D블록을 할당받으면 이 대역에만 기지국 추가 등 총 7000억원 규모(전국망 기준) 망 투자가 일어난다. SKT가 1.8㎓(C블록)를 확보하면 5000억원(84개시 기준) 규모 투자효과가 예상된다. LG유플러스 역시 1.8㎓(C블록)나 2.6㎓(A, B)를 받으면 1조2000억원(84개시 기준)을 들여 망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