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ED 사업 수직 계열화 포기…LED 사업 수익성 위주로 개편

삼성전자가 SSLM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은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수직 계열화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파이어 잉곳부터 완제품 조명까지 전 공정을 내재화해 LED를 전략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수정해 영업·마케팅과 1차 부품 판매에 역량을 집중한다.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과잉 투자가 지속되면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기술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추가 투자에 부담을 느낀 탓이다.

삼성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사업을 발표하면서 LED 분야에만 2020년까지 10년간 8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5대 신수종 사업 중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에는 삼성광통신 사파이어 잉곳 사업을 인수해 그룹 내 교통정리도 마쳤다.

LED는 과감한 양산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과 유사하다. 완제품 시장 규모도 2016년 783억달러(90조1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장 산업이다. 삼성전자는 LCD 백라이트유닛(BLU) 세계 최대 수요처기도 하다.

하지만 반도체나 LCD에 비해 기술 장벽이 낮다는 게 다른 점이다. 지난 2년간 국내 잉곳 시장에만 글로벌 기업 루비콘, 모노크리스털과 국내 중소·중견기업 사파이어테크놀로지, 한솔테크닉스, DK아즈텍, 일진디스플레이, 교세라 등이 진출했다.

공급 과잉기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시황과 무관하게 투자를 감행해 상황이 악화됐다. 2010년 이후 출혈 경쟁이 계속됐고 LED업계 가동률이 전체적으로 개선된 올해까지도 잉곳·웨이퍼 시장은 공급 과잉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SSLM의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회사는 65㎏급 이상 대용량 장비보다 32㎏급 장비 가동량이 많아 채산성이 낮고 기술력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50% 지분을 가진 삼성전자마저도 한솔테크닉스 등 경쟁사 제품 구매 비중이 SSLM보다 높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스미토모화학의 SSLM 관련 투자가 초기 계획에 미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됐다. SSLM은 대구시로부터 분양받은 11만719㎡ 부지에 5년간 3개 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2011년 1804억원을 투자해 1공장을 건설한 이후 2·3공장 투자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LED 사업부에 속한 조명 사업팀을 생활가전(CE) 부문으로 옮겨 완제품 영업·마케팅에 힘을 싣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출혈 경쟁을 벌이던 기판 사업을 정리하면서 관련 사업을 수익성 위주 구조로 재편할 것으로 관측된다.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전자 합작 여부와 관계없이 SSLM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스미토모화학으로서는 SSLM을 고순도 알루미나 분야 고객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SLM 공장이 계속 가동되는 만큼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업계 가동률엔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업황에 따라 투자 규모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월 일본 스미토모화학, 국내 자회사 동우화인켐 LED용 사파이어웨이퍼 TPS 인수

2011년 3월 SSLM 설립(자본금 800억원, 지분율 50 대 50)

2011년 7월 SSLM 공장 기공

2011년 11월 SSLM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양산 시작

※자료:업계 종합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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