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스코 라이브 2013에서 “아직 99%의 세계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디지털화돼 서로 연결되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음성통화는 무료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13년 만에 그의 예견은 적중했다.
체임버스 회장은 이날 4세대 인터넷을 `만물 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으로 정의하며 “지금까지의 인터넷보다 사회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시스코가 올해 초 던진 새로운 화두인 IoE는 기존 사물인터넷(IoT)에서 나아가 사람과 프로세스, 데이터, 사물이 모두 연결되는 개념이다. 시스코는 IoE가 만들어내는 미래 시장 규모를 14조4000달러로 전망했다.
체임버스 회장은 “이런 변화는 기회를 창출하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면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24%만이 25년 전에도 존재했던 기업이고, 대기업의 87%가 반드시 수익 정체 위기를 겪는데 이 중 11%만이 회복했다”며 “즉 지금 존재하는 기업 중 3분의 1만이 향후 수십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고, 이들은 변화를 잘 따라간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이번 행사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IT와 각종 커뮤니케이션을 결합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커넥티드 카·원격 의료·통합 빌딩 관리 시스템 등 비교적 잘 알려진 분야뿐만 아니라 체임버스 회장이 항상 옆에 두고 즐기는 콜라의 제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IoE의 역할을 예로 들었다. 옥수수(콜라 시럽의 원료) 농장에서 센서가 각종 재배 정보를 보내고, 소비자의 불만에 대해 전 공급망에 적용된 사물통신으로 문제의 근원지를 파악하고 조치하며 판매점에서 소비자에 맞춤형 정보를 전송하고 소비자가 진열대에 머문 시간을 분석하는 것까지 `99센트짜리 칩`으로 연결해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임버스 회장은 “라우터·스위치가 주 수익원인 시스코가 이런 시도를 처음 시작할 때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비웃음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제 커뮤니케이션과 IT가 병행되는 것은 국가와 기업의 생존과 직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격 의료 등 보안문제와 법적 규제가 얽혀 있는 분야에서도 “국가 경쟁력 향상 차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병실의 침대 밑에 놓이는 환자기록부보다 환자·의료진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 확인토록 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관리의 편의성도 보장된다”며 “감정적인 문화가 편의성 제고와 병원·정부 간 협업 강화를 막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체임버스 회장은 IoE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화가 잘 된 지역으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화와 관련해 앞서가는 국가가 어디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 송도와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시티, 중국의 청두 등을 꼽았다.
올랜도(미국)=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