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공장에 짓고 있는 8세대(2200×2500㎜)라인 설비 투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조만간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돼 장비 업계에 희색이 만연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투입 원판 기준 월 6만장 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수 있는 설비 구매 의향서(LOI)를 주요 장비 기업들에게 발송했다.
처음 계획보다 상당히 앞당겨진 것이다. 앞으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대응 전략이 보다 공격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6만장을 기준으로 LOI를 보냈지만 내부적으로 6만5000장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발주서(PO)에는 6만5000장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날씨와 주요 인사 일정을 고려해 지난해 5월 기공식을 개최했지만, 실제 공사는 8월부터 시작했다. 가동 시점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잡았다. 이후 중국 시장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가동 목표를 내년 상반기로 앞당겼다.
납기를 고려했을 때 LOI는 PO에 준하는 수준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LOI를 받은 업체들이 대부분 발주까지 받을 것이라는 뜻이다. LG디스플레이가 가동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앞당기면서 다음 달 정식 PO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납기는 종전에 비해 짧아진다. 장비마다 차이가 있지만 발주부터 납기까지는 통상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LG디스플레이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어 실제 납기를 한 달가량 단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 상황을 고려하면 늦어도 1월부터는 설비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가 발주부터 납품까지 4∼5개월을 요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대응 속도가 빠른 국내 장비 업체들의 선방이 기대된다. 그 가운데서도 생산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신규 업체보다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기업으로는 LIG에이디피·주성엔지니어링·아바코 등, 일본 기업으로는 캐논·알박 등이 물망에 오른다.
투자 규모는 협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3000억원 이상, 5000억원 이하 정도로 예상된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 대의 발주가 나올 것도 희소식이지만 앞으로 중국 시장으로 진출할 발판이 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오랜만에 국내 장비 업계가 활기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업계 종합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