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부품·장비 업체, 혁신도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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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부품·장비 업체들이 잇따라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주력 사업이 정체에 이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엠·크루셜텍·한미반도체·고영테크놀러지 등 국내 선두 부품·장비 업체들이 기존 사업에서 신규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세계 DVD·블루레이 광픽업 모듈 시장 1위 기업 아이엠은 최근 스마트폰 부품 사업을 크게 키웠다. 광픽업 모듈 매출 정체 탓에 지난 1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2분기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용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 매출이 늘면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은 올해 AF 액추에이터 사업을 주력으로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피코 프로젝터·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터치스크린패널(TSP) 필름 소재·바이오 반도체 등 다양한 신규 사업도 하반기부터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 입력장치 옵티컬트랙패드(OTP)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크루셜텍도 올해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시도한다. 크루셜텍은 주 고객사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한 탓에 지난해 OTP 매출이 크게 줄었다. 올해는 바이오트랙패드(BTP)·매트릭스스위칭(MS) TSP 등 신규사업을 잇따라 안착시키면서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크루셜텍은 2분기부터 후지쯔에 BTP를 대량 납품하고 있다. 올해 400만~500만개 BTP를 판매해 신규 매출 7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MS TSP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크루셜텍은 올 초부터 OPPO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샘플 작업을 진행했다. 최근 제품 승인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케이스 자회사 크루셜엠스도 갤럭시S4 등 플래그십 모델을 수주하면서 올해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1등 장비 업체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안간힘을 쓴다. 세계 반도체 패키지 절단 및 적재장치(S&P) 시장 70%를 점유한 한미반도체는 플립칩 본더를 차세대 먹거리로 정했다.

한미반도체는 S&P 판매로 20%대 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지만, 매출 성장 둔화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조에 쓰이는 플립칩 본더를 국산화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한미반도체는 S&P 거래로 중국·대만 후공정 업체와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플립칩 본더 판로 확보에 큰 힘이 됐다. 한미반도체는 ASE·스필·앰코 등 후공정 업체와 플립칩 본더 공급 계약을 진행 중이다.

세계 3차원(3D) 인쇄검사기(SPI) 시장 절반을 차지한 고영테크놀러지는 3D 부품실장검사기(AOI)를 신성장 엔진으로 장착했다. 회사는 지난해 3D AOI 판매로 114억원 매출에 그쳤지만, 올해 고객사 다변화로 세 배 이상 키운다는 목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주력 사업이 잘 나갈 때 회사를 혁신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1등 부품·장비 업체들이 변화에 민감하다는 것은 우리 후방 산업이 그 만큼 건강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1등 부품·장비 업체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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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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