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리더스포럼]삼다도에서 사다도 제주...사업 모델 기지로

제주도를 국내 전기차 산업 모델로 집중해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를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섬으로 탈바꿈시키자는 목소리다. 이를 위해 국내 친환경 교통인프라 확대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까지 염두하고 제주도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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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부터 이틀 동안 `전기차리더스포럼`이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국내 관련 산학연 전문가 1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해외 전기차 민간 지원 사례와 산업 걸림돌로 지목됐던 교통환경 정책의 개선방안이 제시됐다.

21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국내 관련 산학연 전문가 1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전기차리더스포럼`은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발표와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국내 전기차 민간 보급 시행을 앞두고 보급 활성화를 위한 해외 전기차 민간지원 사례와 산업 걸림돌로 지목됐던 교통환경 정책의 개선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국내 처음 시행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전기차 민간 보급 사업을 통한 국내 전기차 산업 활성화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

김필수 포럼 의장은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을 대처하는 새로운 친환경 교통이동수단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제주도를 무공해 섬으로 바꾸는 노력은 결국 사업모델을 창출하는 것으로 이어지며, 동시에 해외 시장을 진출을 고려한 대표적 테스트베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빨리 제주를 국내 대표 모델로 만들어야= 국내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가 다음 주부터 도민을 상대로 전기차 민간 보급에 나선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지원을 통해 최대 2000만원 초반에 전기차와 충전시설을 보유할 수 있다. 제주도는 우선 190대의 전기차를 보급한 후 구매율에 따라 연내 100대 이상을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사업은 2030년까지 제주를 신재생 에너지발전원기반의 `탄소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한 도 중책 사업으로 진행된다. 섬이라는 환경적 특성과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 330여대와 386기의 충전인프라를 활용하면 민간 시장을 유도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강희석 제주IT협회장은 “제주는 이미 전국에서 놀랄 만큼 가스 충전소가 부족했던 초기에 가스차와 렌터카가 확산됐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섬 전체가 100km 내외에서 이동할 수 있는 것과 제주도의 강력한 친환경정책은 전기차 산업 활성화에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제주도를 국내 전기차 산업의 대표 모델로 키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규제 포스코ICT 부장은 “제주가 민간 보급 계획을 발표한 후 이미 전국 지자체에서 민간 보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제주의 사업 모델과 경험이 향후 국가 전역의 전기차 시장 확산에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렌터카와 가스차가 그랬듯이 도내 전기차 보급이 1%를 넘는 순간 시장은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도의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활용한 특화된 모델로 만들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화용 울산과기대 교수는 “제주는 신재생에너지발전 기반의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전기차용 전력 공급에도 새로운 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단순 전기차 도시가 아닌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차별화된 전기차 도시가 될 것”고 전했다.

박경린 제주대 교수는 “제주에는 태양광 풍력의 신재생에너지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다양한 스마트그리드 기술과 실증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즉시 전기차에 충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 가격 부담, 부정적 인식 등 아직 2% 부족= 제주를 전기차 국내 대표 모델로 만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처음으로 민간 보급을 실시하는 만큼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과 충전 등 전기차의 일반적인 불안감을 해소할 핵심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국민 홍보나 캠페인 활동을 통한 친환경적 장점 등 긍정적 산업 효과도 알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황상규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제주는 맞벌이 부부가 많고, 통행 의존도가 높으며, 관광지역으로 차량이 몰리는 현상이 있는데 이는 문제가 아니라 전기차 보급활성화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ICT를 통한 지능형 교통체계나 차고지 증명제부터 신재생에너지원 이용 혜택을 주는 정책으로 부정적 견해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에 처음 전기차가 보급되는 만큼 차량 가격 부담이 활성화에 어려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계현 영남대 교수는 “일반 소비자가 느끼는 전기차 이용 불안감은 충전인프라 부족과 차량 가격이 될 수 있다”며 “제주의 민간 보급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배터리 수명을 보장해 주거나, 차량 구매 시 장기 무이자 혜택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창옥 제주특별자치도의원도 “2300만원의 차량 구매 지원금이 나오지만 나머지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일시불로 지불하는 건 부담이 크다”며 “분할상환방식으로 부담을 덜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차 등과 같이 전기차 이용자에게 특별한 혜택으로 가격 부담이나 운행거리 제한 등의 부정적인 요소를 극복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장용호 GM부장은 “미국 CA주의 경우 기본적인 세제 혜택은 물론 전기차 전용도로나 주차지원으로 보급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운행거리 극복을 위해 각종 기술개발이나 가격부담 해소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반면, 전용도로 등의 특별한 혜택은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와 비교대상이 아니다= 민간 보급을 통한 장기적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의 대체가 아닌 친환경 교통체계 전환의 시발점임을 인식하자는 의견도 모아졌다. 내연기관과 비교하는 산업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고려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이 기반이기 때문이다.

김철수 현대차책임연구원 “에너지 고갈 부족문제, 탄소배출 규제 이전에 에너지 고갈 부족 문제에 대한 대안이 전기를 이용한 전기차다”며 “단순하게 내연기관의 대체수단이 아니라, 에너지 고갈이나 이산화탄소 환경 문제의 해결 수단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장도 “전기차는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추가 연동이고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큰 산업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다만 배터리 교환이나 리스 등 소비자에게 안심을 줄 수 있는 서비스 등 현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를 이용해 전력 수요공급 등 스마트그리드 활용방안도 내연기관차에 찾기 힘든 차별점이다.

박화용 교수는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이 보통 24㎾h인데 이는 일반가정이 이틀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며 ”일본은 이미 전기차를 가정용 발전기나 ESS로 활용해 가정에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발전소를 짓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국가 전력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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