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지식재산(IP) 활용으로 창조경제 실현하자

미국 역사에서 위대한 발명가로 칭송받는 두 인물이 있다. 인류에게 저녁시간을 선물한 천재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과 통신 혁명을 가져온 전화기 발명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다. 우리에게 위대한 발명가로 잘 알려져 있는 두 사람은 발명품을 특허로 출원해 등록받고, 이를 근거로 벤처회사를 설립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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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은 백열전구 등 자신이 발명한 수많은 발명품을 기반으로 다수의 벤처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기업경영 자질은 발명에 대한 그의 천부적인 재능에 비해 많이 부족했었는지 설립한 회사는 모두 실패의 쓴맛을 봐야만 했다. 그는 위대한 발명가이지만, 성공한 사업가는 아니었다.

반면에 벨은 1877년 벨 전화회사를 설립해 10년 동안 15만명이 넘는 미국인에게 전화기를 판매했다. 설립 30년 만에 미국 전기통신업계를 완전히 장악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벨 전화회사는 이후 미국 최대 전기통신사업 겸 전기통신·정보처리기기의 제조판매회사인 AT&T로 발전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벨이 에디슨이 출원한 특허를 구매했다는 것이다. 1879년 전화기가 대중에게 보급되던 초기에는 짧은 통화거리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벨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디슨의 탄소 마이크로폰 특허권을 사들였다. 이 특허는 탄소 가루의 접촉 저항을 이용해 음향신호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것이다. 벨은 에디슨의 특허로 당시 전화기의 짧은 통화거리 단점을 극복했다.

두 사람의 특허거래는 오늘날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박근혜 정부에게 매우 유용한 팁을 전해준다. 바로 특허거래의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창업 기회와 기업의 지식재산(IP)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역사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불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벨이 에디슨의 특허를 사들여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AT&T는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처럼 특허는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따라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보물이 될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에서는 특허 거래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 특허출원 세계 4위의 출원대국이지만,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된 특허가 도처에 산재해 있는 형편이다.

최근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을 계기로 특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허청과 대한변리사회 등 IP 유관기관과 단체가 특허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국내 IP산업 활성화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

대한변리사회는 특허 거래시장 활성화의 시발점인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특허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특허가치평가 모델을 개발해 올해부터 법원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는 양질의 특허가치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산하에 감정과 가치평가거래제도위원회를 두고 특허가치평가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과 교육〃연수를 통한 특허가치평가 분야 변리사 역량 제고에 힘쓰고 있다.

특허청을 비롯한 정부기관 역시 특허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IP 펀드 조성, IP 거래 시 세제 혜택 등의 금융 지원을 대폭 강화해 예비 창업인과 중소기업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 실현 핵심은 바로 IP 활용 활성화를 통한 경제 성장이다. 지난 20세기, 포드 주의 몰락과 함께 세계 최강국 입지가 흔들렸던 미국이 다시금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IP 지원 정책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필두로 하는 지식산업의 성장 덕분이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특허출원 세계 4위의 위상에 걸맞은 IP 활용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창조경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처럼 국내에서도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창조형 기업이 많이 배출되는 지름길이다.

윤동열 대한변리사회장 kpaa@kpa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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