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타이어 원료 `솔루션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SBR)`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생산업체들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불황 탈출을 위해 제품 생산 확대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수요는 제자리걸음이다.
23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SSBR를 생산능력 1·2위인 랑세스와 금호석유화학의 SSBR 공장 가동률이 70~80% 수준을 밑돌고 있다.
SSBR는 회전저항력과 젖은 노면 접지력 등이 기존 범용 합성고무보다 좋아 고효율·친환경 타이어의 원료로 사용된다.
지난 2011년 타이어라벨링 제도가 도입된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이 지역 소비자들의 고품질 타이어 수요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국내에도 지난해 12월 타이어라벨링 제도가 도입됐으나 아직 SSBR를 주원료로 만든 고효율 타이어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다.
특히 올해 5월부터 타이어라벨링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던 미국에서 이를 잠정 연기함에 따라 이 지역에는 당분간 SSBR 수요 확대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초 석유화학 업계는 EU가 타이어라벨링 제도를 강화하고 우리나라와 미국이 타이어라벨링 제도를 도입하는 올해부터 SSBR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 확대를 기대하며 공장 증설 경쟁을 벌이는 석화업체들은 곤란한 입장에 쳐했다.
생산능력 1위 랑세스는 최근 브라질에 있는 에멀션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ESBR) 공장을 SSBR 생산시설로 전환해 연산 11만톤의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2위 금호석화도 지난해 말 연산 6만톤의 생산능력을 늘린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10만톤 증설을 진행 중이다. LG화학도 6만톤 규모의 공장을 올해 4분기 준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SSBR 수요가 줄어 생산업체의 증설이 완료되는 내년에는 심각한 공급과잉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유럽 경기불황 등 여파로 SSBR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쳐 공장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에 따라 SSBR 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미국에 타이어라벨링 제도가 도입되면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SBR과 SSBR 비교
자료:금호석유화학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