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달굴 국산 블록버스터 영화 성적표에 관심↑

국내 영화 평균 제작비 5배 이상 뛰어넘어

올 여름 시즌 개봉을 앞둔 `미스터고` `설국열차` 등 대작 영화의 성적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세계 영화 시장을 겨냥한 한국 영화계의 야심찬 도전이 성공을 거둬 한류 도약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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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3D 디지털 캐릭터 영화 `미스터고`가 내달 17일에, 다국적 블록버스터 영화 `설국열차`가 8월 1일 국내 개봉된다.

미스터고는 `미녀는괴로워`와 `국가대표`로 흥행력을 인정받은 김용화 감독이 4년간 매달린 작품이다. 순수 제작비만 225억원이 투입됐으며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하는 고릴라 캐릭터를 3D 디지털 기술로 창조했다. 국내 최초로 전체 영상을 풀 3D로 제작했다.

설국열차는 CJ E&M이 세계 시장을 겨냥, 총 제작비 452억원을 쏟아부어 만든 영화다. 새롭게 덮친 빙하기에 살아남은 인류가 유일한 안전 공간인 열차를 타고 이동하며 겪는 모험을 다룬 SF 영화다. 흥행 보증수표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세계인을 겨냥한 스토리텔링에 나선다. 틸다 스윈튼, 크리스 에반스 등 해외 배우가 송강호, 고아성 등 국내 스타와 함께 등장한다.

이들 영화는 소재와 이야기의 참신함과 함께 국내 영화 평균 제작비를 5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 물량 공세로 관심을 모은다. 주요 영화 기업과 콘텐츠 관련 벤처 자금 등이 손잡고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도 의미 있다. 창조경제를 화두로 하는 정부도 이들 영화의 성패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국내 주요 유통배급사인 CJ와 쇼박스가 세계 시장을 겨냥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문화부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지원 펀드도 들어갔다. 설국열차에는 6개 조합에서 171억원을, 미스터고에는 10개 조합에서 105억원이 투입됐다. 미스터고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기술(CT) R&D 사업으로 3억원 정도의 기술 지원도 받았다.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진 고릴라 캐릭터의 섬세한 털 움직임과 질감이 이 기술로 구현됐다.

중국 등 세계 시장에서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판가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한국 영화가 음악과 드라마에 이어 새로운 한류로 시장에서 자리 잡는 계기가 되리란 기대다. 반면 막대한 투자를 한 이들 작품의 흥행이 신통찮으면 향후 대작 국산 영화 투자 열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병우 문화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정부가 출자에 참여한 모태펀드에서 개별적으로 유망 영화에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 영상 산업의 글로벌 진출의 시험대로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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