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차세대 방송]<2>차세대 방송 연구개발과 표준화 필요성

흔히 차세대 방송이라고 하면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 TV 자체와 화면에 표출되는 콘텐츠만을 주로 떠올린다. 어떤 매체를 통해 콘텐츠가 전달되든 최종적으로 시청자가 접하는 대상은 TV 화면이기 때문이다. TV자체만 놓고 보면 차세대 방송기술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돼 왔고 앞으로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영화 아바타로부터 시작된 3D 신드롬과 스마트TV를 지나 지금은 UHD(초고화질)TV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IBC·NAB쇼·CES 등 유럽과 북미의 방송관련 전시회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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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TV 보급과 활성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콘텐츠의 지속적인 제작과 유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청자가 구입한 UHD TV로 볼거리가 풍부해야 한다. 간헐적으로 제작되는 영화나 게임 콘텐츠로는 UHD TV 효용가치를 유지시키기 어렵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대두된 UHD TV 경쟁은 지상파·케이블·위성 방송 등 전송매체로 이어지고 주파수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에서 먼저 진행되고 있다. 케이블방송 업계는 올해를 `스마트 케이블` 원년으로 삼아 내년 초 UHD TV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2015년 상용화를 목표로 이를 위해 TTA에서는 2014년 말까지 `케이블 4K UHDTV 송수신 정합 규격`의 표준 제정을 추진한다.

지상파방송은 콘텐츠 제작과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방송매체 중 가장 영향력이 큰 매체이며, UHD TV 보급과 관련 산업 활성화 등 파급 효과가 또한 크다. 반면 주파수 부족과 그에 따른 논란은 지상파방송으로 하여금 다른 매체 대비 높은 주파수 이용 효율을 요구하며, 이는 지상파방송에서의 UHD 서비스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영상압축기술은 1세대 지상파 디지털방송에 적용된 기술이 MPEG-1, 2를 거쳐 MPEG-4 로 진화해 왔으며, MPEG-4보다 압축효율이 두 배 향상된 HEVC 표준 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UHD 콘텐츠를 지상파 방송채널로 전송하는 것은 HEVC에 의해 가능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 DVB에서 첨단 방송기술을 집약해 2009년 제정한 DVB-T2 표준에 UHD 서비스가 포함되지 못한 이유도 당시에는 HEVC 표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콘텐츠 전송기술 표준 제정은 콘텐츠 유통을 위한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하며 ATSC·DVB·ISDB-T 등과 같은 단체에 의해 제정된 방송 표준이 바로 지상파방송의 전송 표준이다. 미국 지상파방송 표준단체인 ATSC에서는 2011년 말부터 2015년 완료를 목표로 HEVC를 적용한 4K UHDTV, 3DTV와 모바일 HDTV 등을 포함하는 차세대 방송표준(ATSC 3.0) 제정 작업을 시작했다. DVB는 2012년 UHDTV 방송의 표준 요구사항 수립을 위한 CM(Commercial Module) 활동을 시작했다.

차세대 방송기술은 단순히 초고화질 영상을 전송하는 데에 국한되지 않는다. UHD가 화두인 것은 확실하지만 이미 익숙한 3D와 스마트는 물론 모바일, 개인화, 양방향 서비스, 방송통신 융합, 멀티 뷰와 스크린(Multi-View/Multi-Screen) 등을 키워드로 일반 시청자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것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며 UHD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방송표준으로 현실화될 것이다. 한때 유행처럼 지나간 듯 보이던 3DTV도 지난 2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3DTV 표준이 ATSC에서 채택됨으로써 차세대 3DTV 방송표준의 주도권을 잡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가까운 시일 안에 스마트TV도 차세대 방송표준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그 동안 축적된 국내 디지털방송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고 추가 기술 개발을 통해 한국이 차세대 방송의 국제 표준을 선도해야 한다. 따라서 다가오는 창조경제 시대에 미디어 산업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차세대 방송을 위한 기술 개발과 표준화 로드맵을 조기에 수립하고 민간 차원 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차세대 방송의 세계적 흐름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방송통신미디어연구부문 채종석 소장(jschae@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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