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김기혁 성우모바일 대표

스마트패드는 글로벌 기업의 격전장이다. 삼성·애플·아마존과 같은 굴지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한다. 중소기업은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분야다. 경기도 안양에 본사를 둔 성우모바일은 글로벌 기업 텃밭에 도전장을 내민 강소기업이다. 토종 기술력을 앞세워 새로운 스마트패드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김기혁 성우모바일 대표(42)는 “스마트패드는 비쌀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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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형태의 패드는 스마트폰을 이을 미래형 단말기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지금 보다 훨씬 싼 제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김 대표는 최근 50만~60만원에 달하는 스마트패드 가격을 20만원대로 낮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것도 중국이 아닌 국내에서 생산했다.

보급형 제품에 강한 확신을 갖는 배경은 단순하다. 수요 때문이다. “스마트패드가 노트북을 대체해 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동영상을 즐기는 일반 소비자가 주요 구매층이지만 교육·의료·건설 등 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가 일어날 것입니다. 이미 교육 분야에서는 정부가 교과서를 모두 스마트패드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상황입니다.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IT하드웨어가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스마트패드는 `파란불`이 들어왔다. 한국IDC는 시장 규모가 2010년 20만대에서 올해 187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 대비 50%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PC가 소형화돼 이동성이 강조되는 데다 소형 노트북인 넷북 성능이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이를 대체해 가기 때문. 김 대표는 특히 “국내는 인구 대비 패드 보급률이 2.6%로 미국(16.1%), 영국(7.8%), 일본(3.3%) 등에 비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했다.

김 대표는 7~8인치 제품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성우는 최근 기존 10.1인치에 이어 8인치 제품을 내놓았다. 8인치 제품 `SM-508`은 1.2GHz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국내 중소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탑재했고 1GB 램(RAM),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젤리빈 4.1.2버전을 지원해 노트북에 맞먹는 빠른 작업이 가능하다. 출시 후 반응도 나쁘지 않아 TV홈쇼핑 주력 제품으로 방영됐고 100만 달러 규모로 스페인 수출도 성사시켰다.

“8인치 제품을 높게 보는 배경은 휴대성 때문입니다. 10인치도 반응은 나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스마트패드 성격상 다루기가 편해야 합니다. 8인치를 내놓은 이유도 10인치에 비해 훨씬 가벼워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봤습니다.”

휴대성에 초점에 맞춰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확장성도 보완했다. 국내에 출시된 8인치 쿼드코어 제품 중 최대 용량인 5500mAh 배터리를 장착했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노트8.0보다도 사용 시간이 길다. 애플 등에서는 디자인을 이유로 엄두도 못 내는 SD카드슬롯 등을 지원해 훨씬 다양한 용도로 확장해 사용할 수 있다. 4 대 3 화면 비율로 e북을 비롯해 인터넷 서핑, 웹툰, 전자문서를 볼 때도 뛰어난 가독성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어필텔레콤·팬택 엔지니어를 거쳐 2005년 창업했다. 소프트웨어가 전공이지만 제조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스마트패드에 `올인`하는 상황이다. 사실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중소 제조업체는 생존을 고민할 정도로 사업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어느 분야보다 부침이 심하다. 그러나 역시 기업은 눈에 보이는 자기 제품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패드 분야에서 글로벌 강소 기업이 목표”라며 “창업 후 사업과 성장 기반을 갖췄고 올해를 성장 원년으로 정하고 세계무대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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