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게임 산업은 미국·일본·유럽 등에 비해 문화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다.
하지만 초고속 통신망의 빠른 확산과 혁신적인 IT 발달로 유례가 없는 발전을 거듭했다. 콘텐츠산업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히 독보적이다.
◇콘텐츠 산업 최대 효자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0년 게임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게임 시장 규모는 7조4313억원이다. 국내 영화시장(3조4328억원) 대비 2배가 넘고 음악 시장(2조9591억원)의 2.5배다. 콘텐츠 산업 중 가장 크다. 이 기간 게임 종사자는 9만4973명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했다. 음악(7만665만명)과 영화(3만561명) 산업을 크게 앞선다.
수익의 지표가 되는 게임 산업 부가가치율은 50.71%로 영화(32.68%)를 크게 앞질렀다.
수출액은 16억600만 달러로 영화 수출액(1350만달러)의 12배에 달한다. 콘텐츠산업에서 차지하는 게임산업의 `무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적인 위상도 타 산업을 능가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5.8%다. 세계 6위다. 온라인게임 분야만 놓고 보면 25.9%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특히 온라인게임은 수출 비중의 96.2%를 차지할 만큼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야말로 우리 경제의 효자산업이다.
◇효자산업 불구 내외부서 시련
이러한 경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게임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담하고 내외부 견제도 심해졌다.
지난 2011년 한·일 이용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 절반인 50.6%가 게임에 `부정적 이미지`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20.5%)의 두배가 넘는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인식은 문화로서 게임이 자리매김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만든 법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과몰입 조항이 신설되고 중독 예방조치 등이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부정적 사회인식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올 들어서 국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잇따라 게임산업을 옥죄는 법안을 만드는 것도 부정적 인식이 바탕에 깔렸다.
중국기업의 공세도 거세다. 텐센트 등 중국기업은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한국과 미국 게임을 쇼핑하면서 세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별도 클라이언트 없이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웹게임은 우리나라 시장 80%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국내 게임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내외부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며 “산업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사회적 역기능 해소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마련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