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전력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력당국은 올 들어 처음으로 수요관리에 돌입하는 등 본격 전력수급 비상대책을 가동한다.
전력거래소는 10일 오전 11시 2분 순간 운영예비전력이 450만㎾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를 발령했다. 지난달 23일에도 경보가 내려진 것을 포함하면 올해 들어 여섯 번째다.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운영예비력은 420만㎾까지 하락했다. 오후 2시를 전후한 시간대에도 예비전력은 450만㎾ 언저리를 맴돌았다.
거래소는 이날 추가 대책을 시행하기 전 최대 전력수요가 6600만㎾대 중반에 달하고 최저예비력은 300만㎾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서울 32도 등 중부지방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으면서 냉방기 가동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했다”며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오후 2∼5시 절전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력당국은 민간자가발전기 공급 확대, 배전용 변압기 전압 하향조정 등 긴급 조치에 나섰다. 그와 동시에 전력수요를 줄이는 주간예고제와 수요관리에도 돌입했다.
주간예고제와 수요자원시장은 최대 전력수요가 예상되거나 예비전력이 충분하지 않을 때 회원사가 전력수요를 감축하면 전력 당국이 감축량에 따른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주간예고제를 실시하면 1회당 평균 약 150만㎾, 수요자원시장을 개설하면 약 50만㎾ 전력수요를 감축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한국전력은 4월 말부터 주간예고제로 약 200만㎾의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한전은 최근 삼성동 본사에서 시스템에어컨 피크 관리를 이용한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LG전자와 수요 관리 시범 사업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에너지 공기업과 민간 대기업이 전력 수요 관리 시범 사업에 함께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월까지 진행될 시범 사업은 기존 건물 냉난방기기 원격 관리 시스템의 온오프 방식 제어가 아닌 상황별 맞춤형 부하 제어를 목표로 한다.
전력거래소도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수요관리에 들어갔다. 거래소 수요관리는 올 들어 처음이다. 거래소는 수요관리로 100만㎾까지 수요를 감축할 계획이다. 올해 주간예고제와 수요자원 시장 운영에 배정된 전력부하관리 예산은 2500억원이다.
11일 밤부터는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전력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0일 오후 4시부터는 원전 한빛 3호기(설비용량 100만㎾)가 재가동했다. 한빛 3호기는 2~3일 뒤엔 최대 출력인 100만㎾에 도달해 전력공급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 7일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재가동 할 계획이던 한울 5호기(100만㎾)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성적서 위조 문제를 조사, 가동이 지연되고 있다.
요일별 전력 비상단계별 조치 현황 (단위: 만㎾)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