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미국과 유럽연합에 이어 영국에서도 안보위협 기업으로 도마에 올랐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영국 의회 정보안보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영국이 사이버 공격과 정부 지원 스파이 활동에 취약해졌다고 지적하고, 특히 적절한 보안 확인 절차 없이 화웨이 제품을 영국 주요 통신사가 구매한 것이 중대한 실수라고 진단했다.

영국 정보안보위원회는 영국의 안보, 비밀 정보 서비스, 정부 통신본부 등을 조사하는 의회 내 조직이다. 위원회는 정부가 화웨이 활동을 감시하지 못한 점에 `충격`받았다고 밝히고, 사이버 공격 감시 및 대응전략을 `긍정적으로 봐도 취약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2010년 화웨이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영국에 설치된 시스템은 화웨이의 기금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운영 주체도 화웨이라고 지적하며, 이것부터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또 보고서를 통해 영국에서 벌어지는 정부 지원 사이버공격의 주요 가해자로 중국을 의심했다. 이들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연결돼 있다는 의혹은 중대한 문제”라며 “화웨이 의도가 상업적인지 정치적인지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앞서 유럽연합(EU)은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해 화웨이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와 결탁돼 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미국에서 주요 통신사에 장비를 팔 수 없게 됐다. 또 지난 해 호주 정부는 자국 시장에서 화웨이의 초고속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출시를 금지했다.
화웨이는 영국 의회가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며 그동안 영국 정부에 꾸준히 협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화웨이는 영국에 약 2조2500억원을 투자하고 일자리 500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