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맞은 중국 정부가 인터넷 통제를 강화했다.
4일 중국 정부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24주년을 맞아 베이징 주요 지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제했다. `6월4일` `6.4` `딩즈린(톈안먼 어머니회 창설자)` 등의 단어 검색을 차단하고 인터넷 게시판과 웨이보에서 추모글이 올라오지 못하게 조치했다.
이에 맞선 인권 운동가와 톈안먼 희생자 유가족은 촛불 시위를 준비 중이다. 중국 내 인권 인사들도 검은 옷 입기와 가정마다 촛불켜기 운동을 제안했다. 여성 인권운동가인 아이샤오밍 광저우 중산대학 중문과 교수는 검은 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는 `인증샷` 운동을 펼쳤다.
인권 운동가 후자는 “웨이보 사용 확산 등으로 톈안먼 사건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홍콩 거리를 밝히는 추모 촛불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까지 전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딩즈린은 중화권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이 집권한 이후 중국의 인권 상황이 오히려 퇴보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톈안먼 광장에는 경찰이 증강 배치돼 소지품을 검사했다. 희생자 가족이나 인권운동가, 반체제 인사 감시를 강화하고 일부 인사는 가택연금 조처를 취했다. 대학 캠퍼스와 톈안먼 사태 당시 시위가 열렸던 베이징과 지방도시의 주요 지역 경비도 강화했다. 딩즈린이 아들의 제사를 지내는 장소인 베이징 무시디엔 경찰이 지하철역 주변을 삼엄히 경계중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해외 운동가들도 동참했다. 반체제 학자 양젠리 등 미국에 머물고 있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참가자들은 미국 의회 외교위원회가 주관한 톈안먼 민주화 운동 24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해 중국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이들은 오는 7일 미국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인권운동가들과 톈안먼 희생자 가족들은 이날 중국 여러 곳에서 기념집회를 개최할 계획이지만 현지 경찰의 단속이 심해 열릴지는 미지수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