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까지 한 단계 진화한 중국 스마트폰
“한국 사람들이나 찾지 중국 사람들은 다릅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가 선전시 화창베이(華强北)에서 만난 차이나모바일 대리점 직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추이를 묻는 질문에 대뜸 이렇게 답했다. 웬만한 중국인은 이제 같은 값이면 성능이 더 나은 자국 스마트폰을 찾는다는 소리다. 중국 스마트폰이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까지 한 단계 진화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구매 양상이다.

길목에 위치해 가장 많은 중국 소비자가 오가는 화창베이 주요 상가 입구의 모바일 대리점을 찾았다. 잘 팔리는 스마트폰을 추천해 달라고 말하자 제일 먼저 중국 `쿨패드` 제품을 꺼내든다. 가격은 2099위안(약 38만원). HD(1280×720) 해상도에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썼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10위인 쿨패드는 중국 시장 9위인 LG전자를 바짝 뒤쫓는다.
중국 평균 스마트폰 구매 가격(1200~1500위안)에 가까운 제품을 보여 달랬다. 그런 요구에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이내 1199위안(약 22만원)짜리 `ZTE` 제품을 꺼낸다. 쿼드코어를 쓰고 500만 화소 카메라에 화면도 5인치다.
바로 옆에 진열된 1299위안 짜리 삼성 제품을 보여 달래자 고개를 갸우뚱한다. 직원은 “셀프 카메라 찍기도 불편하다”고 하더니 이번엔 `레노버` 제품을 권한다. 자세히 보니 삼성 제품만 300만 픽셀 카메라에 화면도 4인치로 작은데다 진열된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쿼드코어가 아니다.
게다가 레노버의 1690위안(약 30만9000원)짜리 제품은 하드웨어 사양만 보면 3199위안(약 58만4800원)인 삼성전자 갤럭시그랜드에 버금간다. 같은 800만 화소 카메라에 듀얼코어, 1.2㎓, 5인치 화면까지 갖췄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옆에 놓인 쿨패드 제품은 비슷한 사양에 799위안(약 14만6000원)에 불과하다.
직원이 꺼내든 세 번째 중국 폰은 중국 `두오웨이(〃唯)`의 여성 타깃 폰이다. 직원은 한 눈에 들어오는 세련된 디자인의 분홍색 폰을 꺼내 들고 화면을 띄워 “수십 개의 여성용 앱을 갖추고 있다”며 “갖고 있는 옷을 직접 체형에 맞춰 피팅해 볼 수도 있고 화장품을 비롯해 여성이 원하는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직접 써본 `피팅` 앱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의 인터넷 속도와 사용자환경(UI)에 뒤지지 않는다. 직원도 “인기 많은 폰”이라며 추켜세운다. 하드웨어에서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까지 한국 스마트폰에 손색없다.
화창베이에서 구매자 입장에서 체감한 숫자의 차이는 중국 제품을 고르도록 이끌었다. 대기업이 끌고 앱 창업가도 기하급수적으로 급성장한 중국 모바일 소프트웨어 파워가 하드웨어 기술에 더해진 결과다.
선전(중국)=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