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테크노파크(TP)의 관계를 놓고 하는 말이다. 올해 지역산업 정책이 기존 지역전략산업진흥사업 위주에서 신특화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양쪽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정책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전제는 그렇다는 얘기다. 문제는 신특화사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발단은 산업부가 연초 신특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바뀐 정책 운영 툴을 지자체와 상호 협의 없이 톱다운 방식으로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변경된 내용을 산업부가 사전에 지자체에 알렸다고 하지만, 실제 지자체와 TP가 느끼는 체감 온도는 생각하는 것보다 차이가 심하다.
과거 매년 각 TP별로 배분했던 사업비 지원 방식을 공개경쟁 체제로 돌리고, TP내 일부 조직 기능을 축소하면서 TP가 느끼는 소외감은 상당하다.
특히 지자체가 기획하고 자금을 대는 뿌리사업까지 정부가 공개경쟁 방식으로 돌리고, 아직 진행하지도 않은 사업계획서만으로 평가해 사업예산을 차등화한데 대해 불만이 쏟아졌다. 1등과 꼴찌 기관 간 사업 예산이 무려 60억원이나 차이가 나지만, 평가지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기준이 무엇인지 TP에서는 아는 이가 없다.
원죄는 TP에 있다. 지난해 일부 TP에서 발생한 모럴해저드가 국회에서 논란이 됐고, 이 때문에 산업부(지경부)가 TP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려 한 감이 없지 않다.
힘의 논리로만 본다면 두 기관은 영원한 갑을 관계이나 실제로는 한 몸체나 마찬가지다. 정책 수혜 대상자인 기업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산업부는 두뇌 역할을 하는 머리고, TP는 수족이 된다. 불가분의 관계다. 따로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산업부는 10여년 이상을 지역산업정책을 시행하면서 TP를 지역산업정책의 거점기관으로 키워왔다. 성공모델이라고 자랑도 했다. 수도권보다 훨씬 열악한 지역 산업을 위한 TP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두뇌와 수족이 엇박자가 생겼다면 문제다. 문제가 있는데도 두 손 놓고 있다면 더 큰 문제다. 정부가 먼저 해결할 의지를 보이라는 것이다. 그 첫 단추는 현장의 얘기를 듣는 것이다. TP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의 얘기를 듣고 해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 해답은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할 때 나온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