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창조경제와 클라우드

기업은 때로 국가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노키아의 몰락은 핀란드를 큰 위기에 빠트렸다. 다행히 벤처 로비오가 스마트폰 게임 애플리케이션 `앵그리버드`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버팀목이 됐고 핀란드는 유럽 정보기술(IT) 허브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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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변화를 통해 경제침체를 타개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로비오는 스마트폰의 성장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혁신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필자는 스마트폰 이후의 변화를 주도할 `클라우드`를 주목하고 있다.

혹자는 한국사회가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를 표방할 만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만, 긴 안목을 갖고 차근차근 일을 진행해 미래를 선도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5년 단임제라는 대통령 임기가 그러하고, 폐허에서 시작한 경제가 일어서는 모습이 그러했다. 국내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이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 아닌, 기존의 (혁신)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면에서 클라우드는 기존과는 다른 템포를 갖고 있다.

클라우드는 `롱 테일 경제의 법칙`을 따른다. 단기적 혹은 제한된 기간 내의 성과를 지향하는 것이 기존 산업(파레토의 법칙)이라면, 하나씩 작은 성과를 쌓아가며 긴 기간에 걸쳐 그 진가를 보이는 것이 클라우드의 롱 테일이다. 따라서 클라우드를 활성화하는 데에는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통한 평가가 필요하다.

필자가 몸담은 기업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 운영의 핵심이 되는 전사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그룹웨어 등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을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한다. 기업은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여러 이점을 활용해 업무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자체 조사한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한 이유는 유연근무(24%), IT자원관리(18%), 보안(17%) 순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로 스마트오피스 시스템을 구현하고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사무환경을 조성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사례가 종종 있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실질적인 혁신을 이루고 `구글 글라스`나 무인자동차와 같이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기도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중개자(Cloud Service Broker)` 같은 직업이 생겨나기도 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와의 만남을 통해 그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은 변하고 있다.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 그리고 노력이 뒤따르며 새로운 관점과 생각이 필요하다. 정부가 클라우드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클라우드는 회사의 역량을 주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업무를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는 각 경제 주체도 클라우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클라우드는 그 자체로 혁신이며, 상상을 현실화하는 기반이 돼 새로운 산업 창출과 확장을 돕는다.

창조경제는 창의성에 기반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생성되고, 이를 쉽게 상업화하거나 사업 확대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며, 성공 및 실패의 순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일컫는다. 클라우드는 새 시장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사업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창조경제의 한 축이 클라우드일 수밖에 없는 이유며, 이러한 환경이 조성됐을 때 비로소 창조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중현 더존비즈온 부사장 sunbi@duz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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