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삼성-애플, 장기화 되는 특허 소송

삼성과 애플, 결별과 견제 사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소송이 장기화 되며 특허 분쟁 국가가 확대됐고 관련 소송 내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애플은 지난 2011년 4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법원에 삼성전자와의 첫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한국·독일·일본에 소송을 내며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경쟁자이면서도 거래 관계이기 때문에 소송을 조용히 처리할 것이란 업계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2년이 지나 소송을 진행하는 국가는 한국, 독일, 네덜란드,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호주 총 9개국으로 늘어났다.

싸움의 쟁점은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에 국한됐던 초기와 달리 점차 서비스 관련 특허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애플의 영상통화 서비스 `페이스 타임`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법원에 추가 제소했다. 이어 애플은 지난 21일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 출시 한 달 만에 소송 대상에 해당 모델을 추가했다. 자사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와 그래픽 사용자환경(GUI), `데이터 태핑`, `비동기 데이터` 등 5개 특허를 갤럭시S4가 침해했다는 것이다. 업계는 애플이 갤럭시S4에 탑재된 `구글 나우` 앱을 언급하고 있어 특허 소송에 구글까지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번 소송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첫 소송 이후 미국에서는 애플이 우위를 점했지만 삼성전자도 한국, 영국, 독일 등에서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분위기도 시간이 지나며 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10억50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명령했지만 판사 최종 판결에서는 5억9950만달러로 낮아졌다. 삼성 제품의 미국 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한편, 미국 상원의원들은 오는 31일 삼성전자가 제기한 애플 수입금지 소송 최종 판정에 앞서 애플에 유리한 서한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한 판결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