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긴 기업 중 열에 여덟 이상이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고 제대로 된 경영환경 분석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일 인포메이션위크는 액센츄어가 미국과 영국, 프랑스 기업 519곳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보고서를 인용, 혁신 전략을 추진한 기업 18%만이 경쟁력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혁신을 외치며 투자한 노력과 비용에 비해 18%는 낮은 수치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70%가 혁신을 최우선순위 전략 중 하나로 삼는다. 그들 중 대다수는 장기간 혁신 전략을 추진했고 절반 이상이 혁신 비용을 늘렸다.
보고서는 혁신 전략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이 리스크를 너무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제품과 전략을 내놓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얘기다. 효과는 크면서 리스크는 적은 `안전한 혁신`이란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설문 결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30%가 혁신의 최대 도전사항으로 `미래 트렌드 예측`을 꼽았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 전략이 오히려 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또 다른 이유는 기업이 `디지털 경제`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은 탓이다. 소셜네트워크와 자체 시스템에서 생기는 데이터를 충분히 분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객과 내부 사용자가 아닌 `기업이 원하는 혁신 전략`으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회사 경영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도 혁신 저해 요소로 꼽힌다. 가령 `모바일 혁신`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자사가 속한 산업 특성과 모바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업 분야, 직원 역량 구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그에 따른 리스크 분석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혁신 전 과정에 이르는 가치 사슬(value chain)을 마련하고 `속도`와 `유연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간 혁신은 경영진의 관심을 떨어뜨린다. 필요하다면 유연하게 전략을 변경해야 한다. 혁신에 따른 리스크 관리 조직과 프로세스도 필수적이다.
애리 알론 액센츄어 혁신&제품 개발 컨설팅 이사는 “어느 기업에서나 혁신 전략과 프로그램은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반대 의견에 시달리게 마련”이라며 “이를 두려워한다면 혁신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액센츄어 보고서 주요 결과(519 기업 대상)
자료:액센츄어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