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대기업의 파트너이자 경쟁자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중견기업 부강샘스의 성공사례가 화제다.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우수 협력사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정부 규제나 지원 없이도 혁신제품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이성진 부강샘스 대표는 20일 일본 나고야 도큐 호텔에서 열리는 일본 덴소 선정 `2013년 우수 협력사상` 시상식에 초청받았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세계 1만여 협력업체 중 단 6개사만 수상하는 우수 협력사상을 받는다.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다.
세계 일류 수준의 금형 설계 및 제작 기술을 비롯해 초정밀, 고품질의 품질 관리 기술, 신속한 샘플 및 양산 대응 가능 등 생산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글로벌 대기업 덴소는 `될성부른` 중견기업의 기술향상을 적극 도왔다.
나기운 부강샘스 금속사업부 전무는 “와이퍼를 작동시키는 샤프트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이 제품을 덴소가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며 “덴소의 기술 지도가 기존의 절삭이 아닌 냉각단조를 이용한 기술 개발에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덴소는 일본 나고야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연 매출이 37조원에 달하는 일본 1위, 세계 2위 자동차 부품 회사다. 덴소의 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기업은 세계적 기업의 파트너로 공식 인정받는 것으로 기업의 생산능력 평가에 큰 도움이 된다. 자동차 부품부문 매출도 지난해 29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 수준으로 훌쩍 뛸 전망이다.
부강샘스의 성공요인은 중견기업의 전문성과 꾸준한 기술투자가 바탕이 됐다.
회사는 1978년 설립해 35년간 스프링, 정밀 냉간단조 제조로 자동차용 핵심 부품 사업을 꾸준히 해왔다. 현대·기아차의 2차 협력사다. 안전성과 정밀성이 가장 중요한 자동차 사업인 만큼 수억원대 계측기 마련 등 설비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의사 출신인 이 대표는 자신의 의학지식과 철학을 살린 신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기존 금속사업부 연구개발을 지속하면서 건강가전사업부를 만들어 1997년 세계 최초로 `침구살균청소기`를 내놨다. 지난해 건강사업부는 연 매출 250억원을 벌어들이며 회사 매출의 절반을 책임졌다.
침구살균청소기 시장은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뛰어들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시장 규모만도 업계 추산 500억원 상당으로 회사 제품 `레이캅`은 누적판매 1등 제품으로 손꼽힌다. 꽃가루, 황사 특수를 누렸던 상반기에 이어 신제품이 나오는 하반기 전망도 밝다.
이 대표는 “매출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끼워 팔기, 몰아 주기가 없는 공정거래 환경만 만들어지면 전문성을 갖춘 중견·중소기업 제품도 제품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