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제조 혁명 시도한다…생산 완전 자동화·플랫폼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생산공장 무인 자동화를 추진한다. 상품기획·개발 기간을 앞당기고 제조비용을 낮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개발비용과 제품생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히 스마트폰 제조혁명에 비유될 만하다. 피처폰 시대 때 노키아도 하드웨어 플랫폼을 구축한 후 휴대폰 공장 무인자동화를 추진했지만 주변 기술이 취약해 미완에 그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제조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해 초 스마트폰 생산라인 무인자동화를 위한 `구미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전 생산공정을 자동화하고 검사 등 일부 업무에만 인력을 투입한다는 목표다.

구미 프로젝트팀은 공정 속도 효율화에 성공한 후 최근 주변 작업 자동화와 검사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표면실장(SMT) 등 핵심 공정은 이미 자동화됐지만, 부품을 갈아 끼우는 피더 작업은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하다. 이런 주변 작업을 자동화해 사람 손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검사 공정도 자동화를 위한 핵심 포인트다. 검사 공정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사람 눈으로 해야 하는 게 많다. 불량을 검출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면 검사 인력을 장비로 대체할 수 있다. 검사 단계에서 발견된 불량은 원인을 파악해 전 단계로 피드백, 전체 공정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사업부 내 제한된 인력에게만 프로젝트를 공개할 정도로 보안에 신경써 왔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도 이번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직접 관여하고 있다.

구미 프로젝트팀은 내년 상반기까지 자동화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 시험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구미 공장에서 개발한 공정은 플랫폼화 작업을 거쳐 오는 2015년 베트남 타이응웬 신공장에 본격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2015년까지 베트남 제2 공장 타이응웬에서 연 1억2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2010년부터 부품 표준화 및 스마트폰 하드웨어 플랫폼 구축을 시도해 왔다. 핵심 협력사를 중심으로 모듈뿐 아니라 드라이버 펌웨어를 패키지로 공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반 하드웨어 플랫폼에 디스플레이·카메라모듈 등 부품 구성만 바꾸면 고가부터 중저가까지 다양한 모델을 빠른 속도로 출시할 수 있는 셈이다.

하드웨어 플랫폼 전략으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개발 속도를 앞당겼을 뿐 아니라 경쟁사를 압도하는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갤럭시S4는 갤럭시S2 때보다 개발 속도가 35% 줄었고, 완제품 리드타임은 20% 이상 빨라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팀장은 “디자인·마케팅 측면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리드타임이 짧다는 것은 삼성전가가 가진 엄청난 장점”이라며 “소비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할 수 있고 설비 가동률을 극대화해 설비 투자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제조 혁신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조 혁명 시도한다…생산 완전 자동화·플랫폼화

이형수·오은지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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